한국일보>

고은경 기자

등록 : 2015.11.13 16:32
수정 : 2015.11.13 16:32

“기후변화 대응 최대 걸림돌 ‘단기 이익 추구’”

요르겐 랜더스 노르웨이 경영대학원 교수

등록 : 2015.11.13 16:32
수정 : 2015.11.13 16:32

요르겐 랜더스 교수는 12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인류의 단기실적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류의 쇼터미즘(short-termism)을 극복해야 합니다.

기후 변화를 막기에는 이미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환경문제를 다룬 고전으로 꼽히는‘성장의 한계’의 저자이자 미래학자인 요르겐 랜더스(71) 노르웨이 경영대학원 기후전략 교수는 12일 서울 세계자연기금(WWF)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단기 이익에 투자하는 자본주의, 세금 인상과 규제 강화 도입이 쉽지 않은 민주주의의 특성상 쇼터미즘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를 위해서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들이 먼저 움직여야 하며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랜더스 교수는 40년 후인 2052년 경제ㆍ사회ㆍ환경을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인구와 에너지 사용량은 2040년 절정에 달했다가 차츰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영향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아지고,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기온도 2도 정도 오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건조한 지역은 사막화로, 저지대는 침수로 고통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 변화에 따라 홍수, 가뭄, 허리케인, 산불 발생이 증가할 것입니다. 태평양 섬들은 가라 앉고, 인도는 방글라데시의 기후 난민 입국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세워야 하며, 미국은 해수면 상승으로 지하철이 물에 잠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방을 쌓아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 한시 바삐 더 많은 인력과 자본을 기후 변화에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랜더스 교수는 단기적 이익에 집착하는 심리 때문에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고 봤다. “모든 구성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민주주의에는 문제가 없지만 구성원들이 세금을 내거나 더 많은 규제에 반대하면서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이 문제”라며 “자본주의에서 사람들은 가장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에만 자본을 투입하기 때문에 쇼터미즘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랜더스 교수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는 현재 화석에너지 산업에 투입하는 노동력과 자본의 2%만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화석에너지, 자동차 사업자들의 저항과 규제 강화, 세금 부담 반대 세력에 부딪혀 실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선진국부터 나서야 한다면서 1자녀 정책을 통해 인구 성장을 둔화시키고, 화석, 석유, 가스 사용을 금지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해 이산화 탄소를 감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더스 교수는 또 저출산 고령화가 기후 변화를 막는 데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인구감소는 인류에 거대한 이익이라며 선진국들의 출산 장려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구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인구가 적으면 그만큼 자원도 적게 쓰고 환경 오염도 덜하게 된다는 논리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의 부담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아이 대신 노인 부양에 투자하는 것일 뿐 결국 사회적 비용은 똑같다”고 말했다. 또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일하고 싶어하는 건강한 노인들도 늘기 때문에 노인층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커지면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면 된다고 말했다.

“2052년 전망 보고서는 개인, 기업, 국가의 현재 활동에 기반한 것입니다. 하지만 예측대로 된다면 우리 미래는 매우 비관적이지요. 개인, 기업, 국가가 단기적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변해가야 합니다.”

서울시가 주최한 제3회 서울국제에너지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한 랜더스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시장 지속가능성 특별 고문으로 위촉됐다. 앞으로 서울시에 기후변화정책을 제안하고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 동향을 소개하게 된다. 랜더스 교수는 1968년 설립돼 경영자 과학자 교육자들이 환경과 인류 위기 타개책을 모색하는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인 로마클럽의 핵심 회원이며 WWF 국장을 지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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