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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08.07 20:00

“불면의 밤, 우울증ㆍ파킨슨병ㆍ치매 부른다”

등록 : 2017.08.07 20:00

‘수면 전문의’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 교수에게 듣는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 교수는 “만성적인 수면부족은 우울증, 심혈관질환, 인지기능저하 등의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인간은 3분의 1 정도를 잠으로 보낸다. 잠은 낮에 사용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피로를 회복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요즘 연일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일이 다반사다. 잠잘 때 37도 정도인 심부(深部)체온이 낮아지면서 몸 밖으로 열이 방출돼야 푹 잘 수 있다. 덥고 습한 여름엔 기온이 올라가고, 체내 열이 가득 차 열을 방출하기 힘들어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게 된다.

충분히 잠자지 못하면 낮에 활력이 떨어지고 면역기능이 약해져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다. 만성 수면부족은 우울증, 심혈관질환, 인지기능저하 등의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적절한 수면시간 확보가 건강의 첩경이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수면질환의 원인과 치료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Q.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스트레스, 비만, 노령화 등이 수면질환을 초래하는 위험인자다. 수면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이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현대사회의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의료진과 환자 모두 다른 질환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이젠 수면질환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때다. 그리고 잠을 못 자고 너무 많이 자고 하는 수면문제가 결국 심혈관계 질환,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우울증, 졸음운전의 원인이므로 간과하지 말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행히 수면질환의 적절한 진단ㆍ치료법이 밝혀져 있고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불면에 시달린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 건강한 낮 생활을 보내는 것이 수면질환 합병증을 막는 길이다.”

Q. 수면질환으로는 어떤 게 있나.

“우선, 수면질환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불면증이 가장 흔하고 복합적인 병이다. 잠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게 된다. 불면증은 면역기능저하, 인지감퇴,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며, 우울증, 심혈관계 질환, 인지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를 골고 자다가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도 있다. 이 역시 인지기능 저하와 심혈관계 질환 등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 관계가 깊고, 졸음운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렘(REM)수면행동장애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 병은 잠자는 동안 싸우고 도망가는 악몽을 꾸면서 소리지르고, 팔다리를 움직이고, 심하면 벽을 치고,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난폭한 행동을 한다. 뇌퇴행성 질환의 일종으로 상당수가 파킨슨병, 치매로 이어진다. 또한 자기 전에 다리 이상감각이나 통증을 느끼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수면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수면질환이다. 낮 동안 졸리는 기면증(嗜眠症)도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Q. 렘수면행동장애가 치매와 관련 있다는데.

“우리 수면센터를 찾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9%가 병 진단 후 3년 만에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판정을 받았다. 18%는 진단 후 5년 뒤, 35%는 6년 뒤, 50%는 10년 뒤에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졌다. 외국은 더 심각하다. 5년 뒤 45%, 10년 뒤 80%의 렘수면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진전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렘수면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 치매에 걸리지 않더라도 기억력ㆍ수행능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이 연구결과로 확인됐다. 이처럼 렘수면행동장애는 뇌퇴행성 질환과 관련 있고, 특히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겹치면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뇌손상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렘수면행동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따라서 잠꼬대가 심하면 잠버릇이나 습관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 교수가 수면다원검사로 수면상태와 수면무호흡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Q. 불면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불면증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지 말고, 아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 잠자리에서 잠자는 것이 외에 독서,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등을 삼가야 한다.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도 자기 전에는 피하면 좋다.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커피는 아침에만 마시고 술을 마시면 새벽에 일찍 깬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Q. 열대야가 이어지는데 잠을 제대로 자려면.

“우선 침실 온도는 26도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특히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자기 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침실 온도를 낮추고 자기 전에는 끈다. 둘째, 덥다고 찬물로 샤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숙면에는 미지근한 물 샤워가 도움이 된다. 찬물 샤워는 일시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근육이 긴장되고 체온이 다시 올라가므로 오히려 수면에 방해될 수 있다. 셋째, 심한 운동은 잠들기 4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 운동하면 체온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잠드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밤늦게 운동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돼 잠자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만큼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생체리듬을 결정하는 하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인데 이는 해 뜨는 시간과 연관이 있다. 여름에는 일찍 해가 뜨므로 그만큼 일찍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수면시간을 적절히 유지하려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섯째, 수면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이 스트레스이지만 이를 피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따라서 잠자기 전에 복식호흡, 근육이완법 등의 이완요법을 추천한다. 이완요법은 작용ㆍ반작용 원리를 이용해 근육에 힘을 모았다가 다시 천천히 힘을 풀면서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한 집중은 지나친 걱정이나 쓸데없는 생각을 피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을 이완하면서 수면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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