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달 9일 평창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26일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양국 정상이 9일 오후 올림픽 개회식 전 개회식장 근처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교도(共同) 통신도 이날 일본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한일 정부가 양국 간 정상회담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다음달 9일 평창 현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아베 총리는 24일 공개된 산케이(産經)신문 인터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 의사와 함께 한ㆍ일 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밝혔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ㆍ일 위안부 합의가 국제적 약속이라는 인식을 나타냄과 동시에 일본의 합의 이행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의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ㆍ미ㆍ일 3국이 공조해 압박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평창행과 정상회담은 미국의 설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자 일본 내 반발 여론은 고조됐고, 아베 총리는 평창 올림픽 불참 의사를 굳혔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을 발표한 뒤 “미일이 함께 가서 대북 압박의 연대를 보여주자”고 물밑에서 조율하면서 전격적으로 방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