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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쫑 당서기장 연임예고…서기장 빼고 지도부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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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쫑 당서기장 연임예고…서기장 빼고 지도부 교체

입력
2016.0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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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 12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권력 서열 1위인 응웬 푸 쫑(왼쪽) 공산당 서기장 등이 투표를 하고 있다. 하노이=로이터 연합뉴스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 12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권력 서열 1위인 응웬 푸 쫑(왼쪽) 공산당 서기장 등이 투표를 하고 있다. 하노이=로이터 연합뉴스

친미 개혁파와 친중 보수파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선거에서 친중파인 응웬 푸 쫑(71) 현 서기장의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한 개혁ㆍ개방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국영기업 민영화 등 친미파가 주도한 정책들은 속도 조절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 7일째인 26일 쫑 서기장의 라이벌인 응웬 떤 중(66) 총리가 공산당 서열 1위 서기장직 도전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현지 일간 탕니엔 등도 쫑 서기장을 ‘재선 특별후보자’라고 부르며 연임을 기정사실화했다. 반면 서기장을 제외한 국가주석 등 ‘빅4’ 지도부는 모두 교체가 예정됐다.

중 총리의 사퇴는 베트남 공산당이 아직 친중파의 영향 아래 놓여있음을 시사한다. 공산당 전당대회에서는 1,510명의 대의원들이 180명의 중앙집행위원을 선정한 뒤 서기장과 총리를 선출하는데, 중 총리는 중앙집행위원 후보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다. 후보 선정 막판인 지난 24일 중 총리의 후보자들이 가까스로 그를 후보군에 넣었지만, 중 총리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음날 대의원들은 공산당 룰에 따라 투표로 그의 사퇴 결정을 받아들였다.

중 총리의 사퇴는 그가 ‘예비후보’격인 중앙집행위원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자 스스로 선거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공산당이 전통적으로 친중 관계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대표적 ‘친미 반중’파인 그의 사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앞서 쫑 서기장의 승리를 점치며 “공산당 내에서 쫑 서기장이 영향력을 강화하며 중 총리를 압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 총리는 국가 경제 개방으로 베트남 경제를 성장시킨 일등공신으로 꼽히지만, 쭝 서기장 캠프는 그의 경제 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해 왔다. 중 총리는 9.070억동(약 534억원) 규모의 막대한 부채를 지고 디폴트에 빠진 베트남 국영 조선업체 비나신 그룹의 몰락, 부정부패, 공공부채와 국영은행 부실채권 확대 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기장을 제외한 국가 지도부 빅4는 이날 모두 교체됐다. 서열 2순위 국가주석 후보로는 쩐다이 꽝(59) 공안부 장관이, 3순위 총리 후보로는 응웬 쑤언 푹(61) 부총리가 올랐다. 4순위인 국회의장 후보에는 응웬 티 킴 응언(61ㆍ여) 국회부의장이 선정됐다. 공산당은 각 후보들에 대한 선출 결과를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발표할 계획이다.

쫑 서기장의 연임에 따라 경제개혁과 민영화를 비롯한 주요 정책의 개혁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쫑 서기장도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찬성하는 온건중도파라는 점, 총리 후보자인 푹 부총리가 중 총리와 같은 친미 개혁파라는 점에서 기존 정책기조가 급격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베트남 공산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도이 머이(DOI MOI)’로 불리는 개혁ㆍ개방 정책을 유지하며 부정부패 척결, 교육 혁신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가 지도부가 어떻게 짜이든 경제 성장을 위한 개혁ㆍ개방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개혁의 속도는 느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wt@hankook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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