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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ㆍ어린이집 교사 45% “학부모 폭력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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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ㆍ어린이집 교사 45% “학부모 폭력 경험”

입력
2017.05.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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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1.5시간 초과근무도

‘삶과의 조화’ 5점 만점에 2.7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수원의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11년차 교사 A(37)씨는 다짜고짜 성난 한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아이의 이마에 난 상처를 보고는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며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자는 것이었다. 1주일치 영상을 확인한 뒤 억울한 누명이 풀리는 가 싶었지만 이 어머니는 “이번에 발견 못했지만 지켜볼 것”이라고 A씨에게 경고했다. A씨는 “극히 일부 교사들의 아동학대 사례가 불거지면서 전체 교사들이 모조리 매도되고 있지만, 주변의 대부분 교사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일하면서 예민한 학부모들의 과격한 언행에 자주 상처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국내 유치원ㆍ어린이집 교사들 절반 가량은 학무모들의 폭력과 폭언 등을 직ㆍ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지난해 6월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 1,543명(유치원 508명ㆍ어린이집 1,0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의 직업행복감 증진 방안’에 따르면 학부모로부터 모욕적인 말이나 폭행 등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들은 44.5%였다. 특히, 직접 폭력 및 폭언을 경험한 이들은 전체의 21.6%로 10명 중 2명 꼴이었다.

유치원ㆍ어린이집 교사들은 과도한 근무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유치원ㆍ어린이집의 평일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8.8시간이지만, 잔업 등의 영향으로 실제 근무시간은 9.5시간에 달했다. 한 주에 초과 근무하는 일수는 평균 2.6일로 하루당 평균 1.5시간을 더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과 근무로 영역별 직업행복감 항목에서 근로시간은 3.5점(5점 만점)이었으며 ‘일과 개인 삶의 조화’는 2.7점에 불과했다.

교사들의 월 평균 임금은 193만원(세후 기준)으로 조사됐다. 유치원이 223만5,000원으로 어린이집(178만2,000원)보다 50만원 가량 많았다. 학력별로는 대학원을 졸업한 교사가 268만8,000원으로 고졸 이하(146만3,000원)의 두 배에 달했다. 소득에 대한 행복감 역시 2.8점에 불과했다. 교사들은 직업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가장 개선이 필요한 영역으로 근로시간ㆍ소득 등 ‘근무환경(68.8%)’을 뽑았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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