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 질환으로 천식이 인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천식은 폐 섬유화가 아닌 탓에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 흔히 앓고 있는 질환 가운데 하나다.
24일 한국일보가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폐 이외 질환 검토위원회’ 회의결과(1~8차)에 따르면, 천식 피해기준의 초안이 마련돼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식에 대한 피해 인정 논의가 공식 자료를 통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천식은 폐 속 기관지가 예민해져 숨이 차고 기침을 심하게 하는 질병이다. 일부 천식 환자들은 발작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천식의 유발 요인이 진드기나 꽃가루, 약물 등 다양하기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 사용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게 관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천식이 인정 안 되면 다른 질환도 (인정이) 거의 힘들다는 분위기”라며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분야”라고 전했다. 정부는 현재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최소 1개 질환에 대해 피해를 추가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감안하면 천식이 그 첫 번째 대상이 될 개연성이 큰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검토위 소속 위원도 “천식의 경우 어느 정도 정리가 돼가고 있다”며 “일단 하나의 질환이 인정되면 큰 틀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질환의 인정 작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창현 의원은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피해입증 책임을 지우고, 폐 이외 질환은 제외하는 식으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며 “하루빨리 모든 피해자가 구제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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