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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25 위기’ 급한 불은 국제적 압력으로 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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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25 위기’ 급한 불은 국제적 압력으로 껐지만

입력
2017.04.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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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 창건일인 25일 한반도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북한의 추가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 총집결하다시피 했고, 중국의 북중 접경지역에서도 10만여 명의 병력이 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유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의 유엔대표부 대사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안보리의 “강력한 추가 제재”를 주문했다.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는 “김정은이 군사기지를 공격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다면 명확하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재차 경고했다.

전날 부산항에는 사거리 2,000㎞가 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0여 발을 탑재한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가 입항했다. 단독으로 원거리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미시간호는 지난달 부산항에 들어왔던 또 다른 핵추진 잠수함 콜럼버스호보다 배수량이나 무장탑재능력에서 월등히 앞선다. 서해에서는 우리 해군과 미군의 구축함 등이 참가한 연합훈련이 실시된 데 이어 동해에서도 핵추진 항모 칼빈슨호가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6~27일 대대적 해상훈련이 전개될 예정이다.

북한은 이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핵실험이나 ICBM 발사는 물론,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저강도 무력시위도 하지 않았다. 원산 일대에서 재래식 화력훈련을 한 정도다. 당연하고 올바른 선택이다. 중국마저 미국의 군사행동을 용인한다고 한 마당에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ICBM 발사 등을 강행한다는 것은 스스로 붕괴를 재촉하는 자살행위일 뿐이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미국의 강경입장에 잠시 몸을 사리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일시적으로 시간을 번다고 해서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느슨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북한은 이제라도 핵보유국이라는 헛된 망상을 버리고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대화에 나서는 게 정권의 생존을 유지하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한 걸음 물러나면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비겁함이 아닌 지혜”라고 지적했다.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는 어제 도쿄에서 만나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감내할 수 없는 강력한 징벌적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28일에는 유엔 안보리에서 이례적으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주재하는 북핵 특별회의도 열린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런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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