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예매 사이트에서 ‘광속 클릭’을 해도 잡기 힘든 야구장 테이블석. 하지만 예매 실패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발한 아이템이 등장했다. 휴대용 조립식 테이블 ‘야구밥상’이다.
아이디어 상품 개발업체 크리브는 지난 2월 휴대용 테이블 ‘야구밥상’을 내놨다. 야구장 일반석 관람객이 음식을 두 손에 쥐거나 무릎 위에 올려 놓아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보겠단 생각에서 만든 이 상품은 기존 테이블과는 달리 이용자가 하체(엉덩이)로 테이블을 지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별도의 설치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크리브 최형근 대표는 야구밥상의 가장 큰 장점으로 공간 활용성과 휴대성을 꼽았다. 최 대표는 “경기장뿐만 아니라 집이나 차량, 벤치 등 의자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1인용 테이블”이라고 소개하며 “기차나 버스로 장거리 운전할 때, 집에서 앉아 TV를 볼 때도 활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분리와 조립이 간편한데다 파우치가 있어 휴대하기도 좋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경기장에서 야구밥상을 접한 스포츠 팬들은 ‘참신하다’고 입을 모았다.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야구밥상을 처음 접한 김영선(38)씨는 “아이들과 경기장에 왔을 때 자리는 좁고 음식은 먹어야 해서 두 손과 무릎은 물론 바닥에도 내려놓는 경우가 많았다”며 “휴대용 테이블을 써보니 엄마 입장에선 손이 편하고 아이들도 음식을 덜 흘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치킨, 콜라를 사 들고 야구장을 찾은 한 고교생도 휴대용 테이블에 호기심을 보였다. 치킨과 콜라, 무, 젓가락, 냅킨 등을 한 곳에 올려놓을 수 있어 편리하겠단 반응이었다.
보기만큼 편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엉덩이로 지탱해야 하는 제품 특성상 일어섰다 앉을 때 의자를 두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부터 좌석이 등받이와 직각이 아닐 때는 기울임 때문에 음식물이 몸 쪽으로 쏠린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경기장에서 파는 라면을 휴대용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김주혁(31)씨는 “의자와 테이블이 수평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상 의자의 경사가 클 때 테이블도 몸 쪽으로 기울어져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크리브 관계자는 이 같은 의견에 “국물이 많은 음식이나 가득 찬 음료를 놓기는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대부분의 야구장 의자가 몸 쪽으로 경사가 있는 점을 감안해 약간 바깥쪽으로 기울게 설계해 대부분의 음식물을 이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스포츠 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야구밥상은 현재 서울 잠실야구장과 수원 kt위즈파크,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이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