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기침체 최소화" 강주 후 시장·야구장·백화점 등 달려가
"방역망 구멍 속 아직은 시기상조", "보여주기식 이벤트" 비판론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비롯한 각 부처 장ㆍ차관들이 주말 현장에 총출동해 국민들에게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당부하고 나섰다. 메르스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고육책이지만, 메르스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와중에 무조건 소비만 장려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대행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메르스로 인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관광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관련 업종의 영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메르스 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면서도 “메르스 대응의 현장에 있는 우리부터, 그리고 우리 국민부터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서울 인사동과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찾아 “(메르스에 대한)경각심을 유지하되 과민 반응하기 보다는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토요일인 13일 국립과천과학관을 들러 “관람객을 안심시켜 식당 등 주변 상권에 타격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고,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같은 날 각각 서울 광장시장,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챙겼다.
국무위원들이 이처럼 앞다퉈 현장을 찾는 것은 지난 12일 ‘범정부 메르스 일일점검회의’에서 최 대행이 “각 부처 장ㆍ차관이 (경제활동 위축 등) 메르스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 방역망에 구멍이 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 경제활동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형준(의사) 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역학조사가 엉망인 상황에서 전문가들조차 100% 안전하다는 말을 꺼낼 수 없는데, 비전문가인 장ㆍ차관들이 소비 진작을 위해 밖에 나가도 된다고 단언하는 것은 신중치 못하다”면서 “정밀한 역학조사와 추적조사를 통해 메르스가 어디까지 퍼져있는지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소상공인 등의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기재부는 ‘메르스 경제영향 점검반’을 설치해 메르스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매일 점검해 분석 및 평가 결과를 내놓겠다고 14일 밝혔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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