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결정되자 주가 소폭 상승·원화 강세 움직임
“불확실성 제거되면서 금융시장 안정 되찾은 듯”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한 10일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비교적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고문이 낭독되는 과정에서 ‘그러나’란 단어가 나올 때엔 출렁거리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29포인트(0.30%)오른 2,097.35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2.39포인트(0.11%) 내린 2,088.67로 개장한 코스피는 오전 10시 40분께 탄핵소추안 인용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심하게 요동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낭독하던 중 “그러나~”로 시작되는 문장을 읽을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인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에 대한 임면권 남용(오전 11시9분) ▦세계일보 사장 해임 관련 언론자유 침해(11시 10분) ▦세월호 사건 관련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11시 11분) 등과 관련해 각각 “그러나~”로 시작하는 말로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그 때마다 코스피 지수는 뚝뚝 떨어졌다. 11시11분엔 장중 최저치인 2,082.31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코스피는 ‘박 대통령의 최순실(최서원)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 남용’을 인정하는 이 권한대행의 발언이 나오자 11시18분 다시 상승 반전했다.
코스닥도 이 권한대행의 “그러나~” 문장이 나온 시각에 장중 최저인 596.85까지 떨어졌다 탄핵이 인용된 후 상승세로 전환, 전날 대비 6.13포인트(1.01%) 오른 612.26으로 장을 마쳤다.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대선이 확실해지면서 정치인 테마주들도 크게 출렁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문재인 전 대표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DSR는 장중 25%까지 치솟았다가 1.39% 상승에 그쳤고, 우리들휴브레인도 장중 18%대까지 치솟았다가 -3.14%로 마감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안희정 테마주로 꼽히는 SG충방은 상한가를 기록해 관심을 끌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총리 관련주로 분류되는 인터엠은 강세로 장을 출발하다 대통령 탄핵선고가 임박하면서 떨어져 결국 11.28%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는 오전 11시 전날보다 13.3%까지 급등해 눈길을 끌다 탄핵선고가 나오자 급락, 14.19% 떨어지며 거래가 종료됐다.
시장 예상처럼 탄핵이 인용되면서 환율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원 떨어진 1,157.4원으로 마감됐다. 앞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오른 1,161.0원에 거래를 시작하면서 1월 31일 이후 38일만에 1,160원대를 넘겼지만, 이날 오전 11시20분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발표되자 환율은 1,157원으로 기록하며 빠르게 떨어졌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장 초반 탄핵 판결과 미국 고용지표 관망 심리 등이 작용하면서 상승 출발했지만, 탄핵 판결 결과로 상승폭이 제한돼 생각보다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정치적 불안 요인은 제거됐지만, 이날 오후 미국 고용지표 발표, 다음 주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 여부 등을 앞두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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