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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독해지겠다" 권토중래, 대선 재수 일단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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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독해지겠다" 권토중래, 대선 재수 일단 청신호

입력
2015.0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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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대통령의 정치적 계승자,

박근혜 후보에 100만 표차 석패 "정권 교체 못 이룬 책임 갚겠다"

새정치민주연합 새 지도부가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뒤 손을 맞잡으며 일어나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식 주승용 최고위원, 문재인 당 대표, 정청래 전병헌 유승희 최고위원.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새 지도부가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뒤 손을 맞잡으며 일어나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식 주승용 최고위원, 문재인 당 대표, 정청래 전병헌 유승희 최고위원.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야당 후보였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통틀어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는 만큼 이번에 당권까지 거머쥐면서 대권 재수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독해지겠다”… 문재인의 두 번째 시험대

문 대표의 정치 경력은 짧지만 굵다. 1953년 1월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유년기를 거쳐 대학시절 유신 반대투쟁에 나섰고, 사법시험 합격 후에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법률사무소 동업으로 인연을 맺은 30년지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과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엔 친노진영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노무현의 정치적 계승자’로 급부상했다.

문 대표는 2011년 6월 출간한 자서전 <운명>에서 “당신(노 전 대통령)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 못하게 됐다”고 썼다. 문 대표를 정치에 뛰어들게 한 장본인이 노 전 대통령이었다는 자기고백인 셈이다.

문 대표는 2011년 말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로 민주통합당 창당에 참여했고, 이듬해 부산 사상구에서 19대 의원에 당선된 지 6개월만에 당 대선후보에까지 올랐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쳐 야권 통합후보로 대선을 치렀지만,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약 100만표 차이로 석패했다.

대선 패배 후 권토중래를 꾀하던 문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하자 주변에선 “문재인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친노 의원의 표현처럼 “엉겁결에 불려 나왔던” 대선후보 시절과 다르게 권력의지가 강해졌다는 평이 따랐다. 문 대표 스스로도 “독해지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문 대표는 8일 전당대회 현장 연설에서 평소와 달리 강한 어조로 “사즉생의 각오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을 살리지 못하고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해 상처받고 망가지면 (대권 도전) 기회가 없어지지만, 그렇더라도 우리 당을 이기는 당으로 만들 수 있다면 보람 있게 정치를 마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 핵심측근은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 책임을 갚기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노무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문재인 표 자기 정치를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두 번째 시험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 혁신ㆍ외연 확장ㆍ총선 승리… 과제 산적

문 대표 앞에 놓인 당 안팎의 상황은 간단치 않다. 먼저 전당대회 기간 최고조에 달한 계파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 급선무다. 압도적 승리를 예상했던 문 대표가 3.52% 차이에 불과한 신승에 그쳤고, 비노진영의 대표주자인 주승용 최고위원이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당내 통합 노력은 더욱 절실해졌다.

당장 4ㆍ29 재보선은 문 대표가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당내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원칙 없는 야권연대는 하지 않겠다”며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에 선을 그었지만,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두 곳 이상 패배할 경우 문 대표의 리더십은 초반부터 흔들릴 수 있다.

당 노선 및 대여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과제다. 문 대표는 최근 “당 정체성을 진보정당처럼 옮길 수는 없다”며 부쩍 중도개혁 노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중도노선 강화는 당내 진보ㆍ강경그룹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대여관계에선 강경모드가 예상된다. 문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시작하겠다”며 ‘선명 야당’을 강조했다. 대여 전선을 강화해 내부 결집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자칫 발목잡기로 비쳐질 경우 문 대표가 강조하는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위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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