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환희 기자

등록 : 2018.02.14 20:46
수정 : 2018.02.14 21:48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서 막 내린 쇼트트랙 여왕의 아름다운 퇴장

등록 : 2018.02.14 20:46
수정 : 2018.02.14 21:48

14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에서 박승희가 힘찬 레이스를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박승희(26ㆍ스포츠토토)가 스피드스케이트화를 신고 나선 첫 올림픽이자 선수로 마지막인 올림픽에서 뭉클한 완주를 펼쳤다. 박승희는 14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6초11를 기록했다. 비록 16위에 그쳤지만 박승희는 이 한 순간을 위해 4년을 기다렸다.

그는 ‘쇼트트랙 여왕’이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쇼트트랙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 2개(1,000mㆍ1,500m),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1,000mㆍ계주), 동메달 1개(500m)를 땄다. 올림픽 쇼트트랙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됐으며 그가 수집한 5개의 메달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8개)를 제외하고 전이경(42), 이호석(32)과 함께 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기록이다. 평창까지 욕심을 낼 수 있는 기량이었지만 그는 돌연 스피드스케이트로 전향을 선언했다. 자신의 한계를 한 번 더 넘고 싶어서라고 했다.

비슷해 보이지만 스케이트화부터 코스, 규칙까지 많이 달랐다. 박승희는 종목 전환 뒤 3개월 만인 2014년 10월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1,000m 기록 1분21초16. 이상화보다 2초 정도 뒤진 2위의 기록이었다. 그리고 국제대회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 평창올림픽 1,000m 출전권까지 획득해 한국 빙상 사상 최초로 올림픽 2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승훈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지만 이승훈은 쇼트트랙 대표 시절 올림픽에 나간 경험이 없다.

쇼트트랙에선 챔피언이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선 도전자였던 박승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스피드로 전향을 한 뒤 가장 크게 얻은 건 2, 3등도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됐다. 1등만 볼 때는 몰랐다”고 했다. 소치 올림픽을 마치고도 스스로 정상에서 내려와 험난한 인생에 몸을 던졌지만 가장 행복한 4년이었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마친 박승희는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전향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 지금까지 얘기 안 했는데 전향한 뒤 (노)진규가 많은 응원을 해 줬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승희는 “개인적으로 (금메달 2개를 딴)소치도 90점, 평창올림픽도 90점을 주고 싶다”면서 “소치 때는 내가 최고였고, 지금은 새로운 종목에 도전을 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00m는 이번 대회 박승희의 유일한 출전 종목. 박승희가 메달만큼 값진 레이스를 마치자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상화와 500m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는 1분13초8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1분13분56)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 1분12초9에 못 미치는 기록이다. 강릉=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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