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종구 기자

등록 : 2018.06.08 19:17
수정 : 2018.06.08 20:06

남북관계개선 훈풍 탄 북부 “정부 여당에 힘 실어줘야지”

격전지 민심 르포 <8>경기

등록 : 2018.06.08 19:17
수정 : 2018.06.08 20:06

“이재명에 맡겨야 제대로 개혁”

“일 잘하는 남경필 한 번 더”

일부선 두 후보 모두 평가절하도

평화바람 vs 경제정책 잘못

접경지 민심 균열 도드라져

북부, 당락 가를 최대 승부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달 31일 파주 금촌역 광장에서 첫 공식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후보 제공/그림 2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 2일 의정부 행복로에서 유세 도중 활짝 웃으며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재명 후보 제공

접경지 경기 북부지역은 그 동안 보수정당이 강세였다. 2014년 경기지사 선거에 당선된 당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는 북부에서 전체 득표율(50.43%)보다 2.05% 많은 52.48%(67만688표)를 얻었다.민주당 전신인 새정치연합의 김진표 후보는 북부에서 전체(49.56%)보다 1.89% 낮은 61만1,109표(47.67%)를 얻는데 그쳤다. 두 후보 표차가 0.87%인 점을 볼 때 북부 표심이 당락을 가른 셈이다. 북부가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보수 색채가 흐려지고 있다. 남양주ㆍ가평ㆍ연천 등은 민선 사상 첫 진보 단체장 탄생이 기대될 정도다.

실제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남북 관계도 좋아졌는데, 정부여당에 힘 실어주지 않겠어요. 그런데 접경지역 주민들은 워낙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아서...”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 마을의 김동구(49) 이장은 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잠시 망설이다 이렇게 입을 뗐다.

경기 북부의 또 다른 관심은 서울을 중심으로 나눠져 있는 남도와의 분도에 있다. 인구 340만명의 경기북부는 경기도 인구(1,316만명)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서울(993만명)과 경기 남부(976만명), 부산(349만명)에 이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4번째로 인구가 많다. 경기북도로 분리해도 광역지자체를 꾸려 나가기에 규모가 작지 않다.

경기도지사 후보들도 이런 북부의 특성을 감안한 유세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5일 경기북부 최대 재래시장인 의정부 제일시장과 행복로엔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후보자와 운동원들이 차고 넘쳤다. 의정부역 앞엔 ‘새로운 경기’, ‘더 잘하겠습니다’. ‘반듯한 경기도지사’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남경필 자유한국당,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전에서 이 후보는 ‘선수 교체’를, 남 후보는 ‘한번 더’를 외치며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 후보는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북부지역에 특별한 보상을”, 남 후보는 6기 재임기간 북부에 예산을 집중해 생긴 ‘북경필’이라는 자신의 별칭을 앞세워 북부발전을 약속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거리낌 없이 지지후보를 말하기도 했다. 양주역에서 만난 이서연(40)씨는 “남경필이 똑 부러지게 일 처리를 잘해 한번 더 맡겨보겠다”고 했다. 남양주 별내동에서 만난 오창우(38)씨는 “이재명에게 맡겨야 제대로 개혁도 하고 복지도 나아질 것”이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포천에 사는 배모(53)씨는 “이재명은 ‘형수 욕설’ 음성파일 등을 듣고 모순이 있는 것 같아 실망했다. 남경필은 경기도를 이끌기엔 약하고 끌리지 않는다”고 두 후보를 평가절하했다.

지역 따라 표심이 갈리기도 했다. 특히 보수성향이 강한 접경지역 민심의 균열이 도드라졌다. 북을 마주한 연천의 홍모(65)씨는 “모처럼 평화바람이 불어 발 뻗고 잔다. 여당 후보에게 한 표 줄 것”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상혁(50ㆍ의정부)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회사운영이 너무 어려워졌다”며 “정부여당의 경제정책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1일 고양 화정역 일대에서 집중 유세전을 펼치다 자신의 선거운동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남경필 후보 제공/그림 4남경필(왼쪽 두 번째)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1일 연천군 전곡읍을 찾아 같은당 김광철(네번째) 연천군수 후보와 집중 유세를 벌이고 있다. 남경필 후보 제공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효과에 힘입어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지만 최근 TV 토론회에서 여배우와의 스캔들, 욕설음성 파일 등 이 후보를 향한 공세가 이어지면서 접경지역 보수표가 결집할 경우 민주당 승리를 장담키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남 후보가 자신의 텃밭인 북부 표심을 살려내지 못한다면 전체 판을 뒤집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북부 최대 이슈인 ‘경기북도’ 분도론에 대해선 이 후보는 “재정자립 이후 단계적인 분도를”, 남 후보는 “분도가 아닌 광역서울도 통한 발전”을 해법으로 내놨다.

의정부=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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