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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LH “지역에 공헌하는 것이 공기업의 첫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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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LH “지역에 공헌하는 것이 공기업의 첫 사명”

입력
2017.12.17 20: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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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LH 로고
한국토지주택공사 LH 로고

남부지방의 낮 기온이 연일 30도를 넘어서던 무더웠던 지난 여름, 8월 1일 아침부터 경남 김해시 율하동 율현13단지는 반가운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날 율현13단지를 찾은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은 도착하자마자 조끼와 앞치마를 입고 식탁을 설치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주방에서는 직원들과 조리사들이 함께 음식 준비를 시작했다.

이날 LH 직원들은 방학을 맞은 이 아파트 단지 내 아이들에게 점심을 챙겨주는 ‘행복한 밥상’ 봉사활동을 폈다. 맞벌이 부모가 돈을 벌러 집을 나간 사이,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LH가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식사시간이 끝난 뒤에는 마술쇼와 미술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활동이 이어졌다. 오후 시간에 학원을 가지 않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역할도 함께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여름방학 기간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여름방학 기간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LH 제공

13년 이어진 방학 학생 밥챙기기

LH의 대표적 사회공헌활동인 ‘행복한 밥상’은 2005년에 시작돼 올해로 13년째를 맞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차려준다”는 취지로 임대주택단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활동이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LH 직원들이 전국 103개 아파트 단지에서 어린이 3,100여명의 점심을 챙겼다.

LH의 행복한 밥상은 단순히 아이들의 끼니를 챙겨주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 급식을 위한 조리 인력을 현지에서 채용해,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마다 2명씩 채용해, 여름방학 200명, 겨울방학 200명씩 고용 효과를 내고 있다.

행복한 밥상을 기획하는 과정에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한다. 관리사무소를 중심으로 부녀회, 노인회, LH 자원봉사단이 힘을 모으는 봉사방식이라, 이 활동을 통해 아파트 내 공동체 형성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세심한 사회공헌활동이 수년째 반복되면서 아파트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주거복지연대에서 학부모,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단지 주민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6%가 긍정적인 답을 했다.

LH는 2004년부터 올해까지 14년째 소외 계층 합동결혼식도 열고 있다. 지난 10월 26일에도 LH는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본사 대강당에서 최모(51)씨 부부 등 20쌍의 부부를 위한 합동결혼식을 주선했다. 특히 이번에는 경남 내 18개 시ㆍ군의 추천과 함께 신청자들의 사연도 접수해 직접 대상 부부를 선정했다. 사연 접수 결과 다문화 가정, 새터민(탈북자), 남편의 건강 악화로 아내 혼자 생계를 챙기는 가정 등이 신청서를 냈다. LH는 부부 20쌍에게 결혼식 비용, 신혼여행(제주도), 예물 등 관련 비용을 지원했다.

이날 합동결혼식은 전통혼례 방식으로 진행됐다. 부부들의 가족, 친지, 지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 초대해 결혼식을 큰 동네잔치처럼 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여름방학 기간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여름방학 기간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LH 제공

부서 특기를 살린 맞춤봉사활동

국민 주거복지를 책임진 공공기관으로서 조직이 워낙 크고(임직원 6,500여명) 업무 영역이 넓다 보니 LH의 사회공헌활동은 부서별 특성에 맞게 각기 업무 노하우를 살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지역상생 사회공헌 공모’에서 20개 부서의 사회공헌활동이 선정됐고, 올해부터는 본사의 45개 부서가 참여하는 봉사활동으로 확대됐다.

예를 들어 구조안전ㆍ원가계획 등의 업무를 맡은 주택원가관리처는 해안 낙후지역 보행로에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하는 활동을 한다. 전기ㆍ기계 등 설비를 담당하는 주택시설처는 소방서와 함께 취약계층 단독주택에 소방안전시설을 설치해 주고, 주택 기획 업무를 하는 공공주택기획처는 낙후지역에 마을정원 및 주민쉼터를 조성한다. 재무처는 농촌마을에서 세무상담을 하는 식으로 업무 특기를 발휘한다. 환경관리와 환경영향평가 업무 등을 총괄하는 환경경영단은 지난 5월 박상우 LH 사장과 함께 경남 창녕군 유어면의 우포늪을 찾아, 그 곳 생태체험장에 버들숲을 조성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부서별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이 이뤄지면서 직원들도 보다 더 자율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양승민 LH 사회공헌단장은 “부서별로 각자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 직원들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LH 사회공헌활동의 또 다른 특징은 가능하면 지역과 연계된 활동에 집중해 국토균형개발의 철학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공기업이 새로 이전한 지역과 상생할 수 있어야 공공기관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해 지방의 자립을 도모하려 했던 취지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H의 사회공헌활동은 본사(경남 진주시)의 부서가 주로 경남 내 18개 시ㆍ군과 자매결연을 맺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박상우 LH 사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LH 등 공기업이 지역으로 이전한 근본적인 이유”라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ilbo.com

10월 26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강당에서 부부 20쌍의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LH는 이 부부들에게 결혼식 비용, 신혼여행비, 예물 등을 지원했다. LH 제공
10월 26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강당에서 부부 20쌍의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LH는 이 부부들에게 결혼식 비용, 신혼여행비, 예물 등을 지원했다. L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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