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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ㆍ청 회동, 무엇을 위한 화합인지를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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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ㆍ청 회동, 무엇을 위한 화합인지를 고민해야

입력
2015.07.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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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났다. 김 대표와는 별도의 대화 시간도 가졌다.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크게 손상된 당ㆍ청 관계가 본격적으로 복원 궤도에 올랐다고 볼 만하다. 또한 여당 지도부가 이날 보인 자세는 앞으로의 당ㆍ청 관계 복원이 주로 여당이 청와대 쪽으로 다가가는 일방향(一方向)으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회동의 주된 의제는 ‘광복절 특별사면’의 방향과 추가경정예산안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 등이었다. 여당 지도부는 8ㆍ15 특사 계획과 관련, 생계형 서민 사범의 대대적 사면과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경제인을 포함한 대규모 사면을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긍정적 검토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이 경제인 사면 검토를 언급한 것은 취임 이래 처음이다. 이로써 광복절 특사에는 박근혜 정부 최초로 재벌총수 등 경제인이 포함될 것이 확실해졌다. 이와 달리 정치인 사면은 이날 모임에서 특별히 거론되지 않아 전망이 흐려졌다. 한편 추경예산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의 조속 처리를 위한 대화는 매끄러웠다. 하반기 노동개혁이나 메르스 후속조치, 24개 국정 핵심개혁과제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당ㆍ청 협력 자세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런 결과에 당ㆍ청 모두 만족을 표했고, “당ㆍ정ㆍ청이 중심을 잡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 목소리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는 공식발표도 나왔다. 당초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대화다.

우리는 바로 이 점에서 이번 회동의 의미에 의문을 품는다. 앞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그토록 심각한 갈등으로 국민에 혼란을 주었다면, 어느 쪽이든 평가나 반성을 내놓아야 했다. 그런데 여당 지도부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박 대통령만 넌지시 할 말을 다했을 뿐이다. 특히 “새 원내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당이 더욱 국민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에서는 직전의 여당 원내지도부에 대한 비난과 새 원내지도부에 대한 은근한 압박마저 느껴진다.

이런 일방적 행태는 회동에서 입을 모아 강조한 ‘국민 중심’‘국민 행복’‘국민 여망’등의 말을 공허하게 한다. 현재 박 대통령이 가장 크게 빠뜨린 국민과의 소통을 보완하려면, 그나마 바닥 민심과 가까이 있는 여당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는 게 첩경이다. 그러나 지난 13일의 광복절 사면검토 지시 내용만을 재확인한 특사 논의에서 보듯 이날 회동은 기대했던 진정한 소통의 회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양쪽 다 당ㆍ청 화합을 반기기 전에 무엇을 위한 화합인지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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