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아람 기자

등록 : 2017.05.20 04:40
수정 : 2017.05.20 08:36

이영렬ㆍ안태근… ‘빅2’의 굴욕적 퇴장

등록 : 2017.05.20 04:40
수정 : 2017.05.20 08:36

‘돈봉투 만찬’ 검찰개혁 방아쇠로

사의 거절 당하고 좌천 불명예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연합뉴스

‘살아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이영렬(59ㆍ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안태근(51ㆍ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감찰 대상으로 전락하고 굴욕적인 좌천을 당한 건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불리는 한 번의 만남 때문이었다. 전말은 이렇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1일, 이 전 지검장은 특별수사본부에서 중임을 맡았던 차장검사 1명과 부장검사 5명 등 휘하의 6명과 함께 안 전 국장 및 그의 지휘를 받는 과장(부장검사급) 2명과 서울 서초동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국정농단 수사로 6개월여 고생한 후배 검사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반주와 함께 식사가 이어지는 도중 안 전 국장은 수사하느라 고생한 후배들을 격려하며 “건강 잘 챙겨야 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이 전 지검장도 “검찰국에서 잘 도와줘 수사가 잘 됐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제는 이들이 서로의 후배에게 건넨 격려금이었다. 안 전 국장은 이 전 지검장을 제외한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에게 70만~100만원씩을, 이 전 지검장은 검찰국 과장들에게 100만원씩 든 격려금을 건넸다.

이날 모임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돈의 성격과 출처는 물론 회동의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안 전 국장이 지난해 7~10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0여회 휴대폰으로 연락(실제 통화는 120여회)한 것으로 알려져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민정수석과 검찰국장의 정상적인 업무 통화로 결론이 났지만 보기에 따라 “(내 사건을) 잘 처리해 줘 고맙다”며 건넨 돈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지검장이 건넨 돈은 직제상 상급기관 관계자들에게 건넨 것이어서 김영란법 위반 시비가 일었다. 돈의 출처인 특수활동비 용도 논란도 재점화됐다.

30여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 검찰 내 요직 ‘빅2’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이 고생한 후배들을 격려하는 취지에서 가진 만남은 새 정부의 검찰개혁에 방아쇠를 당긴 셈이 됐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文 대통령이 작심하고 띄운 ‘천무’, 국내선 성능시험도 못해
대학생 고민 1순위는 취업?... ‘주변관계’를 더 걱정했다
[인물360˚] “저희 가족이, 국민이 아직 바다에 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
[광화문이 궁금해?] 미군 항모전단이 울릉도 간 까닭이...
트럼프 트윗, 지지율에 도움되는줄 알았더니…
[동물과 사람이야기] 우리 개는 작아서 안 물어요… 천만의 말씀
[기민석의 성경 속(俗) 이야기] 아담과 이브는 배꼽이 있었을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