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출마설에 연대론 제동 관측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가 주도하는 제3지대 빅텐트가 주춤하다. 반문ㆍ비패권 3지대의 토대인 개헌 드라이브가 현실의 벽에 부딪친데다가 김 전 대표가 독자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연대론 자체가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18일 부산 해운정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을 환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3당이 합의해 개헌안을 발의한다지만 민주당이 흔쾌한 자세를 보이지 않아 대선 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개헌이) 빈 공약이 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합의한 대선 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이어 " 빅텐트라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면서 독자 출마설과 관련해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고, 혼자 힘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개헌과 경제민주화를 고리로 반패권 빅텐트를 주창하던 김 전 대표가 입장을 선회한 배경은 분명치 않다. 다만 16일 김 전 대표와 조찬회동에서 바른정당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빠진 뒤로 불협화음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3지대 빅텐트론의 정치공학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연대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의도적으로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김 전 대표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는 각 당의 후보 경선 일정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후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전 대표와 친분이 깊은 정치권 인사는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확정하는 다음 달 초에는 민주당 내 비문 세력의 이탈이 나타날 것으로 김 전 대표는 보고 있다”면서 “각 당이 후보를 선출하면 정치권 빅뱅이 가시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02년 정몽준 노무현 단일화의 돌파구가 후보단일화협의회였다면 이번 3지대 연대의 키맨은 김종인 전 대표"라며 "하지만 3지대로 헤쳐모여가 되더라도 단일화 룰을 두고는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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