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구글 지도 반출 논란… “한국 위한 일” vs “오만한 주장”

알림

구글 지도 반출 논란… “한국 위한 일” vs “오만한 주장”

입력
2016.08.08 17:08
0 0

8일 국회 정책 토론회서 구글-국내 산업계 ‘갑론을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구글이 국내 지도 데이터 정보를 반출 받기 위한 막판 총공세에 나섰다. 구글은 한국에서의‘구글맵’ 이용 편의성 향상과 산업 혁신의 필요성을 이유로 들며 반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안보 위험성과 역차별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 반대 여론까지 더해져 수세에 몰린 구글은 8일 열린 국회 정책 토론회에 본사 직원까지 출동하고 나섰지만, 사실상 자사 주장만 반복해 반발만 더 부추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우현ㆍ민홍철 의원이 개최한 ‘공간정보 국외 반출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치는 영향’토론회에서 권범준 구글 구글지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매니저)는 “(한국 정부가)지도 데이터를 반출한다고 해서 안보상 추가적인 위협은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2010년 지도 반출을 거부당한 뒤 지난 6월 반출을 다시 신청했다. 우리 정부는 구글이 현재 구글맵에서 공개하고 있는 한국 위성사진에서 청와대와 군시설 등 안보 관련 내용을 먼저 삭제한다면 요청한 데이터 반출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글이 이에 반대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권 매니저는 “이미 1990년대부터 수많은 위성사업자들이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판매하고 있어 보편적으로 유통되는 상황”이라며 “구글이 위성 사진을 이용하는 게 안보에 위협적일 수 없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도 데이터 반출 시도가 구글의 이익만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 매니저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등 구글 지도는 이미 다양한 사업자들이 활용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구글맵을 활용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 정식으로 서버를 두고 지도 데이터를 활용한 매출에 대해 정당하게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권 매니저는 “이는 편협한 생각”이라며 “구글은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를 세계 곳곳에 분산ㆍ저장하고 있어 국내에 서버를 구축한다 해도 어차피 해외 데이터 센터 저장을 위해 반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출이 늦어진다면)세계적인 혁신 흐름에 한국만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즉각 반박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구글을 통해야만 국내 산업이 발전한다는 매우 오만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수조원 이상을 투자해 축적한 지도 정보는 자국 산업 육성에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도 “구글 중심적인 사고에서 문제를 풀어가려고 하고 있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윤 부사장은 “지금도 국내 기업들은 구글의 개방형 도구 등을 활용해 해외로 나가고 있는데 마치 구글 없인 해외 진출을 못하는 것처럼 왜곡해선 안 된다”며 “구글맵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선탑재시키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글로 인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도 데이터까지 반출된다면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국내 공간 정보 활용 산업은 몰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센 비판에 대해 권 매니저는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는 자리에서 거리가 먼 사안들로 비판하는 건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국내 사용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국내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을 통해 더 큰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관점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정부 측을 대표해 참석한 김계범 국토부 국토지리정보원 공간영상과장은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어 충분한 논의 후 시한 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