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8조 밑돌아… 경기부양책 암초작용 우려도

삼성전자의 2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 실적에 한국 경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위상을 감안할 때, 환율 등 외부 환경 요인 속에서도 최소 8조원대는 달성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에선 현재 정부가 준비 중인 고강도 경기 부양책에 암초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걱정까지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총생산(GDP)의 약 1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경제적 위상에 따른 심리적 의존도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7조2,000억원(잠정실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8조4,900억원) 보단 15.2%가, 전년동기(9조5,300억원)에 비해선 24.5%씩 각각 감소한 수치다. 2분기 매출 역시 52조원에 머물러 전분기(53조6,800억원) 대비 3.1%, 전년동기(57조4,600억원) 보단 9.5%씩 줄었다.
사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을 ‘어닝쇼크’(실적 하락 충격)로 완전히 규정 짓는 데는 무리다는 지적도 있다. 분기당 7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기업은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도 찾아보긴 힘들다. 그만큼 달성이 쉽지 않은 실적이다. 삼성전자 자체로만 본다면 최근까지 이어온 상승세가 꺾였다는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건 역시, 삼성전자의 거시적인 상징성 때문이다. 당장 현실적으로 국내 제조업 매출 비중이 12%에 달하는 삼성전자가 부진할 경우엔, 계열사를 포함한 관련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 매출 하락으로 보너스가 줄어들면 그룹이나 협력사 임직원 및 가족들의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도 줄어들면서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4월 중순 전략 제품으로 선보인 ‘갤럭시S5’ 등의 글로벌 시장 판매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3분기부터는 상반기 부진도 어느 정도 만회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이번 삼성전자 실적 발표로 시장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연말께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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