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8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총리 내정자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국민대학교에서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오늘 오전에는 국민대에서의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총리 지명 전까지 국민대 사회과학대학 행정정책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총리직에 지명된 뒤인 지난 2일 오후 있었던 국민대에서의 강의가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때문에 김 총리가 이날 국민대 출강은 야권의 사퇴 압박과 맞물려 묘한 관측을 낳고 있다. 김 총리는 전날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와 관련 “엄동설한에 작은 손난로라도 되고 싶은데 추위가 더 강해진다. 어지러운 국정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더 강해진다”며 자진 사퇴 의사사 없음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총리는 다만 김 후보자는“더 좋고 큰 난로가 오면 나는 없어지는 것”이라며 “여ㆍ야ㆍ청이 합의해서 좋은 (총리) 후보를 내면, 내가 걸림돌이 될 이유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인한 정국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자신이 자연스럽게 물러날 수 있는 정치적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이날 통의동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국민대로 향한 것도 언제든 거취를 정리할 수 있다는 우회적 메시지를 흘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께 통의동 사무실로 출근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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