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배정되다니, 솔직히 떨리네요.”
오는 24일 한국과 멕시코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경기가 열리는 로스토프 아레나에선 한국 축구대표팀 외에 또 한 명의 한국인이 뛴다. 목적은 승리가 아닌 원활한 대회진행을 위해서다. 국제축구연맹(FIFA) 휘장을 가슴에 달고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미디어담당관을 맡게 된 이승헌(39)씨를 두고 하는 얘기다. 지난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입사해 현재 커뮤니케이션 팀에서 미디어담당관으로 일하는 이씨는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FIFA에 파견돼 월드컵 대회운영을 맡게 됐다.
월드컵 무대에서 그의 임무는 막중하다.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벌어지는 모든 경기나 연습 때 전 세계에서 모여든 취재진을 상대로 경기장 내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원활한 진행을 책임져야 한다. 지금까지 이씨는 각종 AFC 주관 대회는 물론 2015년 칠레에서 열린 FIFA 17세 이하 월드컵부터, 2016 클럽월드컵, 2017 FIFA 20세 이하 월드컵 등 국제 축구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5일 그는 “한국인으로 두 번 연속 월드컵대회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처음으로 한국 경기가 열리는 개최지에 배정돼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모스크바에선 신만길(46) AFC 경기국장이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총괄책임자로 일한다. 심판ㆍ안전ㆍ등록ㆍ미디어ㆍ마케팅ㆍ브랜드보호ㆍ신기술(VAR·골라인테크놀로지) 등 각 파트별 책임자들을 관리해야 하는 위치로, 이씨보다 어깨가 더 무겁다. 그는 이번 대회까지 3번째 월드컵 현장을 밟았다. 대한축구협회에 재직 중이던 지난 2007년 AFC로 파견된 뒤 10년 넘게 주요 국제대회에 파견 돼 많은 경험을 쌓으며 아시아 최고수준의 축구행정가로 발돋움했다. 신씨는 “이번 대회에 FIFA로 파견된 AFC 직원은 총 5명으로, 두 사람을 뺀 나머지 3명이 각각 인도와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출신”이라며 “한국인으로서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월드컵이 원활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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