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정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공모 마감 결과, 지원자수가 선발 예정인원 25명보다 많은 학자와 교수들이 응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쟁률이 1대 1은 넘은 것이나 심사 도중 걸러질 탈락자들을 감안하면 양질의 집필진 구성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는 부족한 집필진은 국책연구기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초빙할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국편) 편사부장은 “집필진 공모 마감시간인 이날 오후6시까지 접수자가 25명을 넘어섰다”며 “최종 집필진이 확정되면 자세한 공모현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런 공모결과는 역사학자들의 집단 집필거부로 25명에 미달할 것이란 예상과는 다른 것이다. 국편으로선 확산되는 반대여론과 대표집필자였던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의 자진사퇴 등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일단 한 숨을 돌리게 됐다.
이번 공모는 4일부터 국편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졌으며 ▦대학교수(조교수 이상) ▦연구 경력 5년 이상의 연구원 ▦교육경력 5년 이상의 중등학교 교원, 교육전문직 등을 대상으로 25명을 선발한다. 정부가 전체 집필진을 36명 내외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공모인원(25명)을 제외한 11명은 이미 위촉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편은 오는 20일 확정 예정인 집필진 구성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초빙작업을 통해 중견 학자들을 집필진으로 적극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국편이 다소 여유를 보이는 건 최근 역사 관련 국책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초빙작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동북아역사재단,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속 연구자들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국정교과서 집필거부 선언을 하지 않은 학자들 등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국정교과서가 우편향으로 기술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지적된다.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장은 “국책연구소 연구원들 입장에선 자리가 걸린 일이라 정부의 참여 요구나 국편이 제시하는 집필 방향에 반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편은 자진사퇴 한 최몽룡 교수를 대신해 상고사 대표집필을 맡을 후임을 따로 구하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사를 맡은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상고사를 총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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