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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늘리고 신뢰 높이고... 모바일 페이 손잡는 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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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늘리고 신뢰 높이고... 모바일 페이 손잡는 금융사

입력
2018.05.29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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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ㆍ송금시장 거래

한 해 40조 규모 폭발적 성장

우대금리 적금ㆍ페이통장 출시 등

은행ㆍ카드ㆍ보험사 속속 제휴 서비스

금융사는 손쉽게 젊은 층 유인

페이업체는 영향력 확대 ‘윈윈’

비밀번호 입력 등 간단한 본인 인증으로 카드 결제나 송금을 할 수 있는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금융권도 이들과 손을 잡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간편결제ㆍ송금에 익숙한 젊은층을 고객으로 유인하고, 간편결제 업체는 금융권과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의 신뢰성과 범용성을 넓히며 ‘윈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간편결제ㆍ송금은 휴대폰에 카드 및 계좌 정보를 저장해두고 간단한 본인인증이나 단말기 접촉으로 상품 대금을 지불하거나 돈을 보내는 서비스다.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설치, 카드번호 입력 등의 번거로움이 없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ㆍ송금 서비스 이용금액은 약 40조원으로 전년(약 11조원) 대비 4배가량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는 지난달 국내 안드로이드 금융 애플리케이션 중 이용자(734만명)가 가장 많은 앱으로 꼽혔다.

‘페이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지면서 시중은행도 속속 제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H수협은행이 지난달 18일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내놓은 ‘잇 자유적금’은 출시 한 달이 조금 지난 23일 기준 3만5,000좌를 돌파했다. 은행과 간편결제업체가 손잡고 최초로 내놓은 이 적금 상품은 카카오페이의 사설인증서를 통해 가입하면 최대 4%의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이 카카오페이와 만든 ‘NH x 카카오페이 통장’은 출시 5개월 만인 지난달 말 12만8,258명이 가입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전자지갑에 최소 충전단위(1만원) 이상의 카카오머니를 충전해야 하는데 비해, 이 통장을 카카오페이 출금계좌로 등록하면 금액 충전 없이 실시간 송금 및 결제가 가능하다.

KB국민ㆍKEB하나ㆍ우리은행 등도 삼성페이 앱에 입출금 통장을 등록하면 실물 통장이나 카드 없이도 은행 현금입출금기(ATM)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삼성페이뿐 아니라 LG페이와도 제휴하는 한편, 네이버페이와는 간편 환전서비스로 제휴하고 있다.

결제 시장의 전통강자인 카드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KB국민카드가 출시한 ‘톡톡 페이카드’는 삼성ㆍ네이버ㆍ카카오페이와 연동해 최대 40% 할인(전월 실적 80만원 이상)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의 ‘삼성페이 taptap(탭탭)’ ‘네이버페이 탭탭’ 등은 교통ㆍ통신요금을 10% 할인해주거나 결제금액의 10%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삼성화재(삼성ㆍ네이버페이), KB손해보험(네이버ㆍ카카오페이), 메리츠화재(네이버페이) 신한생명(카카오페이) 등 보험사들은 온라인 채널에서 간편결제ㆍ송금 서비스로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일찌감치 도입한 상태다.

금융권이 간편결제ㆍ송금 업체와 적극 손잡는 것은 페이시장의 주고객인 젊은층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최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25~64세 2,500여명을 조사한 결과 간편결제 이용률은 20대(60.7%)와 30대(61.5%)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통해 젊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NH x 카카오페이 통장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안 농협은행과 처음 거래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가 85%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이 통장 출시를 계기로 1020 세대 고객이 급증하며 전체 고객 연령구도에 상당한 변동이 생겼을 정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슈랑스(모바일을 통한 보험 판매)가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젊은 잠재 고객들을 잡으려면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은 필수”라고 말했다.

간편결제의 특성상 한번 등록한 계좌나 카드는 잘 바뀌지 않아 장기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금융회사들이 서비스 제휴에 적극적인 이유다. 카드사 입장에선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실물카드 발급 비용도 아낄 수 있다.

간편결제ㆍ송금 업체들도 기존 금융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1,2금융권과 제휴를 맺음으로써 카카오페이가 편리할 뿐 아니라 금융권에서 통용되는 믿을 만한 서비스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된 상황에서 사설인증서 이용을 확대해 영향력을 넓히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간편결제ㆍ송금시장은 여전히 초기단계로 전체 결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아직 작지만, 앞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기존 금융사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영역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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