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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희 기자

등록 : 2017.11.01 04:40

[평창 G-100] 나가노가 아닌 솔트레이크시티처럼... ‘애프터 평창’을 고민하자

등록 : 2017.11.01 04:40

30년 만에 열리는 ‘안방 올림픽’

경제효과 10년간 32조원 전망

솔트레이크 시설 체험상품 연계

관람객 유치해 지역 경제 살려

국민 통합 등 비경제적 효과도

“올림픽 유산 지키도록 노력을”

12018 평창동계올림픽 G-100일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빙상경기 개최 도시인 강릉시 도심에서 2,018명이 참가한 대규모 한복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고민은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은 ‘돈’이었다.

지난 3월 확정된 평창올림픽 제4차 재정계획에 따르면 전체 운영예산은 3,000억원이나 모자랐다. 후원액도 7월까지 8,944억원으로 목표액(9,400억원)을 밑돌았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공기업까지 발 벗고 나서 지난 8월 한국전력공사와 10개 자회사가 약 800억원을 후원하기로 한 것을 신호탄으로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등도 각종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동계올림픽 경제적 효과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올림픽이 끝나고도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올림픽 유산'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에 버금가는 막대한 사후 효과를 창출할 것이란 장밋빛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해 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경총포럼에 참석해 평창올림픽의 경제효과가 10년간 32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기존 강원도의 관광자원을 연계해 관광 흑자와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산업연구원은 2008년 이미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20조4,973억원 상당의 총생산이 유발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 바 있다.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ICT(정보통신기술), 녹색산업 등 대회 준비단계부터 다양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 600세대 8개동 규모로 최대 3,900명까지 수용가능한데 대회 후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평창=연합뉴스

최근 4차례의 동계올림픽에서 소요된 평균 비용은 약 3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가 꼽힌다. 솔트레이크시티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지출을 최소화했다. 11개의 경기장 중 신축시설은 유타올림픽오벌 등 3개 시설에 불과했고 8개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개ㆍ보수했다. 평창조직위 역시 6개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보완ㆍ보수하고 6개 경기장만 새롭게 만들어 비용을 절감했다.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최지 파크시티를 찾은 관광객들이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유타 올림픽 유산 재단 홈페이지

솔트레이크시티는 사후 시설 활용을 위해 스포츠산업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스포츠 체험 상품을 개발해 관람객을 유치했고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자원으로 활용했다. 실제 솔트레이크시티 관광객 유입 규모는 대회 5년 전보다 5년 뒤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스키 슬로프, 스키점프대 등을 대형 풀장, 잔디 썰매장 등으로 바꿔 여름에도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1994년 대회를 치른 인구 3만 명의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선수촌ㆍ미디어빌리지ㆍ미디어센터 등을 복지시설과 대학 캠퍼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평창 역시 피겨스케이팅과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생활체육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워터파크 등으로 활용하는 안도 논의 중이다. 반면 실패 사례로 꼽히는 1998년 나가노 대회는 4개 경기장을 신축하고 개ㆍ폐회식장 및 스키점프 시설 등을 새로 만들어 비용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솔트레이크시티와 나가노를 반면교사로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올림픽 개최에 따른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국민통합, 자긍심 고양 등을 국가 발전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고 스포츠 외교 역량 강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개발도상국이던 우리나라가 고성장의 기틀을 다지고 국가 발전의 활력과 자신감을 갖게 한 서울올림픽이 이를 입증했다.

때문에 올림픽이 끝난 후 남는 시설뿐만 아니라 그 정신과 문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198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캐나다 캘거리가 38년 만인 2026년 대회를 다시 유치하면서 강조하는 것도 ‘올림픽 유산’이다.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꾸준한 관리 덕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캘거리 올림픽 오벌, 빙상과 아이스하키 등이 열린 스탬피드 클러스터, 나키스카 스키장, 캔모어 노르딕 센터 등이 2026년 개최지로 결정된다면 그대로 사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눈앞에 다가온 올림픽의 성공 개최가 급선무지만 ‘애프터(after) 평창’도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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