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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신교단, '성추행' 전병욱 목사 징계 보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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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신교단, '성추행' 전병욱 목사 징계 보류 움직임

입력
2014.10.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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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기 노회서 분립 안건만 취급

전병욱 전 삼일교회 목사 건은 미뤄

교인들 "교단 탈퇴" 온라인서 성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가 성추행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징계를 또다시 미룰 조짐을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삼일교회에는 “이런 교단이라면 차라리 탈퇴하자”는 교인들의 ‘온라인 대자보’가 나붙고 있다. 전 목사의 성추행 사실은 최근 피해자들의 증언과 그를 징계하지 않는 교단의 무책임을 담은 책 ‘숨바꼭질’(대장간)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일보 9월 29일자 22면▶ 기사보기).

평양노회 정치부 소속의 한 목사는 10일 본보와 통화에서 “6일 정치부 회의 결과, 13일 열리는 가을 정기노회에서 노회 분립 안건을 최우선으로 다루고 나머지 안건은 일절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어 “올해 안에 노회가 분리되면 그때 다시 삼일교회가 속한 노회에서 전 목사 징계 건을 다루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교회는 앞서 지난달 29일 전 목사를 노회에 정식 고소했다. 삼일교회는 2012년부터 전 목사의 목사 직 박탈을 요구하는 면직 청원을 네 차례나 했지만 노회는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전 목사는 서울 마포구에 새 교회를 개척해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부 소속의 또다른 목사는 “이번 노회에서는 분립 안건이 가장 큰 이슈”라며 “이 안건부터 다룬 뒤 (노회가 분립되면) 전 목사의 성추행이 사실인지 풍문인지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노회가 전 목사의 성범죄를 또다시 묵인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온라인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를 통해 전 목사의 처벌을 촉구하고 있는 이진오 더함공동체교회 목사는 “전 목사를 비호하는 노회 내 세력이 징계를 유야무야 하려는 것”이라며 “교인들의 노회라면 성추행으로 고통 받은 교인을 생각해서라도 그 어느 사안보다 최우선으로 전 목사 징계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일교회의 홈페이지에도 교단을 비판하는 교인들의 글이 오르고 있다. 이 교회의 정창진 집사는 “피해를 당한 여성 교인들이 여전히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데도 평양노회는 진상조사와 권징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교단에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는 길은 삼일교회가 교단 탈퇴를 천명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집사는 집사 50여명이 이 글의 취지에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일교회 교인들과 교회개혁실천연대는 13일 오전 9시 30분 노회가 열리는 영등포구 은석교회 앞에서 전 목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집회를 할 예정이다.

이진오 목사는 “평양노회 정치부가 전 목사 고소 건을 상정하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노회원들의 서명을 받아 이를 논의하자는 긴급동의안을 제출해서라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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