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휴전 종료 前 3발 공격 이스라엘 35차례 공습으로 맞서
팔 2세 여아·40세 여성 사망… 장기휴전 협상은 이견 못 좁혀 결렬
간헐적인 교전에도 여러 차례 휴전 연장으로 가까스로 유지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불안한 평화가 결국 깨졌다. 이집트의 중재로 진행 중이던 양측 간 장기휴전 협상도 결렬돼 또 다시 유혈을 동반한 교전이 불가피해졌다.
19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한시적 휴전이 하마스의 로켓포 발포로 깨져 양측의 공방이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닷새간의 임시 휴전이 종료되기 8시간 전인 이날 오후 4시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시에 로켓포 3발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이 이에 맞서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하면서 양측은 한시적 휴전이 파기됐음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로켓 공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가자 전역에 일련의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가자의 테러 목표를 공격하도록 명령했다고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이번 로켓포 공격이 이뤄지기 직전 파우지 바르훔 하마스 대변인 “네타냐후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정치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를 이해시킬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알자지라와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30여 차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적어도 팔레스타인인 10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는 ‘아부 칼레드’로 알려진 하마스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도 포함돼 있다고 이스라엘 채널 2TV가 전했다. 데이프는 이스라엘이 여러 차례 암살을 시도한 지도자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가자시티에 사는 여성 2명과 2살 된 여아도 이스라엘 공습을 받고 자택에서 목숨을 잃었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 TV 방송국 사무실도 타격을 받았다.
미봉책으로나마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기대됐던 장기 휴전 협상은 양측의 견해 차로 결렬됐다. 팔레스타인 협상단의 아잠 알 아흐메드는 이스라엘이 협상단을 소환하면서 협상이 깨졌다며 “휴전은 실패했고, 이는 이스라엘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크 레제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가자의 로켓 공격으로 협상이 불가능하게 했다”며 “명백한 정전 위반이자 협상에 대한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인 에자트 알레셰크는 휴전이 끝난 직후 가자 공격이 재개된 것에 대해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도 안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 17일부터 이집트 정부의 중재 아래 장기 휴전 협상을 재개했으나 핵심 이슈에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장기 휴전 조건으로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촉구하는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 해제를 우선 요구하며 무장 해제를 거부했다.
한편 지난달 8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시작된 양측 간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팔레스타인 2,026명, 이스라엘 67명이다.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대부분 민간인이며 이스라엘은 군인이 64명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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