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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美 민주당 ISIL 명칭 고집 이유는

입력
2014.09.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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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를 장악하고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은 얼마 전까지 ‘ISIS’(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 또는 ‘ISIL’(이라크ㆍ레반트 이슬람국가)로 혼용되어오다 지난 6월말 스스로 공식명칭을‘이슬람국가’(IS)로 바꿨다. 하지만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집권당인 민주당은 여전히 ISIL로 부르기를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이 같은 행보에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9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유독 오바마 대통령만 IS의 옛 이름인 ISIL로 부르는 건 이 사태가 확대돼 시리아와 연관되는 걸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를 공습하는 순간 시리아의 현 아사드 대통령 정권을 도와주게 되는 걸 알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굳이 시리아를 연상시키는 ISIS라는 이니셜을 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회의를 갖고 난상토론 끝에 공식 호칭을 ISIL로 확정했다. 민주당의 결정은 ‘레임 덕’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을 응원하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11월 중간선거에서 여성 표 결집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WP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적지 않은 여성들이 이집트ㆍ로마 신화의 최고 여신으로 꼽히는 아이시스(Isis)의 이름을 따 쓰고 있는데, 이들은 영어 발음이 같은 ISIS 반군의 잔악성에 분노하고 있다.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아이시스 마르티네즈(Isis Martinez)라는 여성은 주요 언론에 ISIL로 표기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탄원서를 받고 있는데, 이미 각계 전문가 138명이 서명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오후 9시 수니파 무장단체 격퇴를 위해 이라크에 국한됐던 공습 범위를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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