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 등에게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백악관이 방어전을 펼치는 가운데,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출처를 몰랐다’는 식의 해명을 내놓아 오히려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을 직접 찾아 워싱턴포스트(WP)의 기밀유출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관리들과 기밀 정보를 공유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어떤 것이 기밀 정보고 어떤 것이 기밀 정보가 아닌지 언급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이 공유한 것은 전적으로 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맥매스터 보좌관의 다음 발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모두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그 정보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의 출처나 방식에 대해서 전혀 브리핑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의 출처나 수집 방식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기밀 유출도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설명이지만,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도 잘 모른 채 기밀을 유출했다는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CNN 방송은 이와 관련해 ‘맥매스터가 사태를 더 악화하게 한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맥매스터의 발언을 뒤집어보면 이는 곧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정보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적국의 고위 관리들과 극도로 보안이 요구되는 기밀 정보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이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음모에 대한 정보 중 일부는 이스라엘이 미국 측에 공유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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