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해안경비대가 하루 만에 난민 600명을 구조했다. 터키와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넘어가는 ‘그리스 루트’가 막히고 리비아와 이탈리아 사이 ‘지중해 루트’도 단속이 강화된 가운데 모로코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모로코 루트’를 이용하는 아프리카 난민이 급증하는 양상이다.
스페인 해안경비대는 16일(현지시간) 24시간 동안 노 젓는 배와 제트스키 등 총 15개 선박에서 총 600명의 난민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어린이 35명과 아기 1명도 포함돼 있다.
유엔은 올해만 스페인으로 난민 9,000명 이상이 넘어왔으며 이는 지난해 모로코를 통해 스페인으로 건너간 총 난민수의 3배에 이른다. 또 이 과정에서 최소 12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는 스페인의 아프리카 육지 영토인 세우타와 멜리야를 통해 스페인으로 넘어오는 난민 수는 집계되지 않는다.
모로코 루트를 택하는 난민 대부분은 폭이 약 12㎞ 정도 되는 ‘지중해의 입구’ 지브롤터해협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간다. 또 이들은 모터를 이용하지 않고 노 젓는 배를 이용하는데 이는 모터보트를 제공하는 밀입국 브로커와의 거래 없이 직접 바다를 건너기 위함이다. 영국 BBC방송은 몇몇 이민자들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이용, 스페인 당국과 직접 연락해 구조를 기다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전히 유럽행 난민의 주류는 리비아-이탈리아 ‘지중해 루트’를 타는 것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만 10만명이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로 건너갔으며 2,242명이 숨졌다. 지난 6월에는 하루에 5,000명이 리비아 연안에서 이탈리아에 의해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단 최근 이탈리아와 리비아의 적극적인 난민 밀수업자 단속으로 인해 지중해에서 이민자 구조에 나선 비정부기구(NGO)들이 대거 활동을 포기하면서 지중해 루트의 사정은 다소 악화된 상황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