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부상 1년2개월 지나 수술, 현역서 면제 판정 의혹
자신 보충역 소집 판정 증빙자료로 51년간 보관 엑스레이 사진 공개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첫 번째 검증무대에 섰다. 차남의 병역면제를 둘러싼 의혹이다. 이 후보자 측은 불필요한 의혹 차단을 위해 공개 검증 용의까지 밝히는 등 주말 내내 동분서주했다.
이 후보자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의 핵심은 5차례나 신검을 받아 결국 면제에 이른 과정이 사실상 병역을 회피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이 후보자의 차남은 2000년 8월 신체검사에서 3급(근시) 현역판정을 받은 후 세 차례 추가 검사를 거쳐 2006년 6월 5번째 검사에서 5급(불안정성 대관절)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25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차남은 미국 유학 중이던 2004년 10월 축구시합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친 뒤 이듬해 2월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국내에서 받은 두 차례 신체검사에선 4급(불안정성 대관절)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후보자의 차남은 같은 해 12월 미국에서 인대ㆍ연골 재건수술을 받았고, 2006년 5월 ‘정상으로 되기는 힘들다’는 분당서울대병원의 진단서를 제출한 다음에야 5차 신검에서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 무릎수술을 받은 과정과 의도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남이 사고 직후 수술을 하지 않고 4급 공익근무 판정이 나온 뒤 1년 2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수술을 받은 건 병역을 회피할 목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언론인과 의료인 또는 어떤 관계자든 앞에서 공개적으로 어떤 것도 받아들이겠다”며 공개 검증 의향을 밝혔다. 그러면서 “MRI(자기공명영상)나 엑스레이 촬영에도 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차남의 급여명세서도 공개했다. 2002년 장인에게 증여받은 경기 성남시 소재 토지(18억300만원 상당)를 2011년에 차남에게 증여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자신은 공직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세금 납부가 부담이 됐고, 이에 따라 2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던 차남에게 증여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의 차남은 현재까지 분할납부를 통해 증여세 5억1,363만원 중 4억2,802만원을 납부했다. 다만 차남 재산에 대해선 ‘독립 생계’를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에도 두 장의 엑스레이 사진을 공개했다. 본인이 ‘부주상골 증후군’으로 보충역 소집 판정을 받아 1년 복무 만료한 사실에 대한 증빙자료였다. 한 장은 중학생 때인 1964년, 다른 한 장은 25살 때인 1975년에 찍은 것으로 지금껏 보관해왔다고 한다.
이와 함께 친동생이 2011년 충남 천안시 택지개발 사업과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과 관련해선 연계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동생의 비위행위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주말에도 집무실이 마련된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 출근해 청문회 준비와 국정 전반에 대한 업무 파악에 주력했다. 특히 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해 도덕성 및 ‘책임총리’로서의 국정수행 능력 전반에 대한 검증을 벼르고 있음을 감안, 긴급한 사안에는 신속하게 대응하되 당분간 공개 일정을 자제하고 언론 접촉도 출퇴근길 인사로 갈음하기로 했다. 또 총리 후보자에게 지원되는 의전과 편의도 일절 받지 않는 등 청문회 통과 이전까지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낮은 자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