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거센 반발 속 부상자도 발생
시흥캠퍼스 사업 추진을 반대하며 150일 넘게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과 학교 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학교 측에서 휴일인 11일 새벽 직원들을 동원해 본관에서 점거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끌어냈으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저항을 하면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대에 따르면 오전 6시30분부터 직원 400여명이 모여 학생들이 점거한 본관 진입을 시도했다. 학교 측은 1층 문을 뜯어내거나 고소작업차를 동원한 끝에 오전 8시10분쯤 진입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학생 1명이 응급차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재 4층에 남은 학생 12명은 복도에 바리케이드를 쌓고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본부 밖으로 끌려 나온 학생 70여명 또한 연좌시위와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학교 측의 물리력 동원에 반발했다. 점거농성에 참여했던 한 여학생은 “직원들이 학생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점거본부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들의 진입을 막아 4층에 고립된 학생들은 사실상 감금상태”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본관 점거농성이 153일째 지속되며 행정업무가 마비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본부 안에 진입한 한 교직원 또한 “그 동안 임시 사무실에 흩어져 근무하며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 학교 측은 8일 학생들에게 “4층은 강제로 진입하지 않을 테니 2,3,5층 재입주를 진행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서울대는 2007년 국제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하고 2009년 경기 시흥시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관련 실시협약은 작년 맺어졌다. 학생들은 학교가 시흥캠퍼스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시흥캠퍼스를 이용해 영리사업을 벌이려 한다고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월 9일 및 28일 두 차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열었으나 점거해제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상태였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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