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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높은 사전투표율이 출구조사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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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높은 사전투표율이 출구조사 복병

입력
2017.05.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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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는 투표 당일만 가능

1107만명 참여한 사전투표결과 반영 안돼

22만 재외국민 표심도 미반영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째 날인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여행객들이 투표하고 있다. 영종도=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째 날인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여행객들이 투표하고 있다. 영종도=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율(26.06%)이 선거 당일 실시되는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는 복병이 되고 있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1,107만명의 표심이 출구조사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167조 2항에 따르면 출구조사는 선거일 당일 투표소 50m 밖에서 진행되는 것에 한해 허용된다. 때문에 선거운동 기간에 진행되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 대상이 아니다. 선거운동 기간에 출구조사 결과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똑같은 논리로 지난달 25∼30일 22만1,981명이 참여해 75.4%의 투표율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재외국민 투표도 출구조사에 반영되지 못한다. 4, 5일 사전투표에 참여한 1,107만2,310명과 합치면 출구조사는 약 1,129만4,291명의 표심을 담아내지 못하는 셈이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지난달 24,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 가운데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는 26.6%인데 반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자는 14.1%만이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 별로 차이가 나는 사전투표 비율을 무시할 경우, 출구조사에서 홍 후보에 대한 지지가 실제보다 과대 대표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해 방송 3사와 함께 출구조사를 공동 진행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사전투표자의 성별과 연령 등 자료를 바탕으로 가중치를 반영해 오차 범위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중앙선관위원회로부터 사전투표자의 자료를 미리 받아 ‘인구통계학적으로 비슷한 유권자는 유사 성향을 가질 것’이라는 가정 하에 본조사 결과를 보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인구통계학적으로 비슷한 유권자가 다른 투표 성향을 가지는 경우다. 선관위가 방송 3사 등에 사전투표자의 나이와 성별만 제공하기 때문에 섣부른 추정으로 가중치를 반영할 경우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앞으로도 각종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관위는 보안 등의 문제로 사전투표를 출구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출구조사 신뢰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여론조사 분석 전문가는 “사전투표에 대한 출구조사를 할 수 없어 신뢰도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조기에 당선 윤곽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는 출구조사의 의미가 갈수록 퇴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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