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합참의장과 회담
軍, 논의 사실 뒤늦게 인정
최윤희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27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합참의장 회담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체계(IAMD)’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IAMD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보다 상위 체계의 방어 시스템으로 한미 양국이 사드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IAMD를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뎀프시 의장은 이날 최윤희 합참의장과 면담을 마친 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군 수뇌부와 매우 중요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지휘ㆍ통제와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체계(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연합 훈련 등 최근 몇 년간의 한미동맹의 성과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IAMD는 항공기와 미사일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포괄적 미사일 방어체계(MD)로, 미국이 최근 새롭게 사용하는 용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뎀프시 의장은 24일 첫 순방지인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체계 우산을 구축하는데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상호운용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각기 자신들의 입장에서 (IAMD 체계) 조달 측면에서 기여해왔다”고 IAMD를 강조한 바 있다. 뎀프시 의장이 사드 대신 상위 체계인 IAMD를 꺼내 든 것을 두고 사드 논란을 피해가면서 실제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압박하는 모양새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 합참은 IAMD논의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뎀프시 의장이 한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IAMD논의 사실을 공개하자 뒤늦게 논의 사실을 인정했다. 사드 논란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쉬쉬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한미 양국은 합참의장 회담이 끝난 뒤 공동 보도문에서 “한미 합참의장 회담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준비 및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방안,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만 밝혔다. 우리 합참도 “사드 논의는 없었다”며 “뎀프시 의장이 회담 중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최 의장도 공감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뎀프시 의장 입을 통해 IAMD논의 사실이 공개되자 합참은 각국의 개별 방어체계의 “상호운용성 증대”차원이 강조된 발언이라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IAMD의 성격과 관련해서도 합참은 “미국이 사용하는 개념으로 우리와 공유된 게 아니다”며 “우리가 개발하는 KAMD나 킬 체인 등 방어체계 구축과 관련해 상호운용성을 증대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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