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5명이 수성 나서
김종인, 문재인 엇박자는 약점
야권 통합 실패는 치명적 위협
새누리 공천학살 파문은 기회
더불어민주당은 4ㆍ13 총선의 승패를 가르는 수도권에서 현역 의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야권분열로 인한 불리한 선거구도에서 그나마 더민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더민주는 지난 19대 총선 때 수도권에서 총 65석(서울 30석, 경기 29석, 인천 6석)을 얻었다. 이 중 국민의당으로 탈당하고 공천 탈락한 의원들을 제외하면 이번 총선에선 현역 45명이 수성(守城)에 나섰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더민주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새누리당 강세지역임에도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최문순 강원지사가 재선된 것은 ‘현역 프리미엄’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약점은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에 떠올랐다는 것이다. 앞서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영입 이후 당이 빠르게 안정됐고, 이념적 선명성만 강조하는 정당의 이미지에서도 탈피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싸고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진영이 정체성을 놓고 충돌하는 모양새가 빚어졌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권위적인 모습이 부각됐다. 이런 내부 갈등은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경제 선거’를 내세웠지만 유권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이슈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새누리당의 비박계 공천학살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점은 기회다. 이달 들어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가 30%대로 하락했고, 새누리당 지지도 역시 동반 하락했다. 당장 대구ㆍ경북에서 비박계 탈당파 무소속이 선전하고 있고, 수도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한울 고려대 연구교수는 “새누리당이 19대 총선 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선거를 치렀다면, 이번 선거는 친박ㆍ비박이 나눠진 상황에서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통적 ‘캐스팅 보트’ 지역인 충청권 지자체장이 더민주 소속이란 점도 기회 요인이다. 만약 충청권에서 선전할 경우 대선 국면으로 가는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협 요인은 국민의당 출현으로 인한 야권분열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민주)은 통합진보당과 연대해서 새누리당에 맞섰으나, 결과는 새누리당 승리(152석)였다. 지금은 그나마도 야권이 분열돼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수도권 초박빙 지역의 경우엔 미치는 영향이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4일 투표용지 인쇄, 8일 사전투표가 시작하는 상황에서 단일화를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또 후보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자신들이 앞세우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경제심판론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점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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