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재판 내달 4일 종료 땐
업무방해 혐의로 ‘집유’ 가능성
檢, 추가 증거로 결심공판 연기
특검은 의혹들 수사 이어갈 듯
허익범(59ㆍ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의 신병확보와 관련해 투트랙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씨의 각종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이를 위해 검찰은 김씨 혐의와 관련한 추가 증거를 재판에 제출해 재판을 계속 이어 나가는 식으로 김씨 신병을 확보해 두겠다는 것이다.
28일 법원 등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 일당의 댓글조작 혐의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에 지난 27일 ‘기일변경신청서’와 혐의가 추가된 ‘증거 목록’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일단 김씨 재판을 다음달 4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김씨에게 추가된 범죄사실이 있고 추가 기소도 가능한 상황인 만큼 보강된 증거자료로 결심공판을 연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20일 열린 공판에서 “김씨 등의 추가 범행에 대한 검찰 수사도 상당부분 이뤄졌기 때문에 재판을 바로 종결하지 말고 속행(계속)해달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김씨 재판을 계속 끌고 가려는 이유는 특검 수사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김씨 재판이 다음달 4일 종료된다면 특검이 한창 수사를 진행하게 될 7월 중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를 예단하긴 힘들지만 김씨 일당이 받는 업무방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도 형량(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이 비교적 가벼워 집행유예로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댓글조작 혐의의 경우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를 강제 수사해야 하는 특검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변화다.
게다가 최근 검찰에 송치된 댓글조작 혐의 피의자 44명은 경찰 조사에서 활동 시점(댓글조작 시점)을 두고 엇갈린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의 핵심 갈래 중 하나는 댓글 조작 활동이 2017년 대선 시기와 겹치는지를 파악하는 데 있다. 이들과 김씨를 대질해 조사해야 하는 특검으로선, 김씨가 풀려나 이들과 입을 맞출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검팀은 최근 김씨 신병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이 같은 허 특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