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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내장 공사에 밀린 컬링… 훈련할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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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내장 공사에 밀린 컬링… 훈련할 곳이 없다

입력
2017.11.27 17:5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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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컬링센터서 불과 며칠 훈련

대표팀 적응 기회 못 가져 발동동

믹스더블팀 외국인 코치도 필요

강원 강릉시 교동 실내빙상경기장에서 27일 오후 열린 '컬링 남·여·믹스더블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장반석(오른쪽) 믹스더블팀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강원 강릉시 교동 실내빙상경기장에서 27일 오후 열린 '컬링 남·여·믹스더블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장반석(오른쪽) 믹스더블팀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전 종목 메달을 노리는 컬링 대표팀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지 못 하고 있다. 올림픽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장 다음 주 훈련장소도 못 찾고 있는 현실에 대해 선수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컬링대표팀은 27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훈련장소, 경험 많은 코칭스태프, 국제대회 경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홈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올림픽 경기가 펼쳐질 이 곳 강릉컬링센터에서 최대한 많이 적응 훈련을 해야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20일부터, 남자대표팀과 믹스더블 대표팀은 23일부터 강릉에 머물며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7월부터 강릉시에 “강릉컬링센터에서 훈련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기장 개ㆍ보수가 필요해 여름에 이 곳에서 훈련하지 못했다. 강릉컬링센터가 개ㆍ보수를 마치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은 지난 9일부터다. 대회 출전 일정과 겹쳐 이마저도 활용하지 못 했다. 여자 대표팀은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PACC)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 주부터 강릉컬링센터에 들어와 5일 동안 훈련했고, 지난 19일 캐나다에서 끝난 부스트 내셔널 그랜드슬램대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은 21일 귀국해 이날 처음으로 얼음을 밟았다. 남자 대표팀의 스킵(주장) 김창민(23ㆍ경북체육회)은 “이 곳 강릉 컬링센터에서 훈련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오늘부터 할 수 있지만 불과 2,3일정도 라고 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12월 1일부터 강릉컬링센터의 관리 주체가 강릉시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로 넘어가는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경기장 막바지 관리 및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이 곳에서 훈련을 하지 못 하도록 했다.

여자대표팀 김민정(36ㆍ경북체육회) 감독은 “닷새간 훈련해보니 분명히 좋은 얼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3,500여 석 관중이 꽉 들어차면 빙질은 분명히 달라지고 관중 소음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적응 훈련을 할 기회가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준급 해외 팀을 초청해 대회를 열어 올림픽 분위기를 시뮬레이션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러면서 “경기장 개ㆍ보수 공사가 조금만 더 빨리 진행됐다면 대표팀이 더 일찍 훈련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표팀은 당장 다음 달 훈련장 구하기도 쉽지 않다. 김민정 감독은 “12월 훈련장소가 명확하지 않다. 선수촌 입촌 후 이천(장애인컬링경기장)으로 이동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빙질이 국제대회에 적합한지가 문제고, 선수들 동선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여자팀 리드 김영미(26ㆍ경북체육회)는 “당장 다음주에 어디서 훈련할 지 걱정이 앞서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지 못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은 올림픽 경험이 있는 외국인 코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남자팀과 여자팀은 컬링 강국 캐나다 출신의 외국인 코치를 두고 있다. 믹스더블팀은 외국인 코치를 찾는 중이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 장반석(35ㆍ경북체육회)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은 “많은 기업이 컬링에 굉장한 금액을 지원하고 있는데, 대표팀은 왜 돈이 없어서 훈련을 제대로 못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열악한 대표팀 환경에 대한 비판은 대한컬링경기연맹에게 돌아갔다. 연맹은 부실 운영 실태가 드러나 지난 8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된 상태다. 현재 연맹은 관리위원회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 성토대회장으로 변한 미디어데이를 지켜보던 윤흥기 연맹 관리위원장은 “저변이 열악해서 최적의 답을 얻기는 어렵다. 모든 일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문제를 식별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지원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메달 가능성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여자대표팀과 남자대표팀은 2017 PACC에서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1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만나는 일본을 상대로 3전승을 거뒀다. 여자대표팀은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6위에 오르는 등 세계 상위권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PACC우승 후 캐나다에서 열린 부스트내셔널 그랜드슬램에서도 준우승에 올랐다. 임명섭(34ㆍ경북체육회) 남자팀 감독은 “여전히 부족 많지만 가진 기량을 올림픽에서 보여줄 수만 있다면 기대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릉=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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