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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자유한국당 개혁 의지 없으면 대연정 대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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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자유한국당 개혁 의지 없으면 대연정 대상 안돼”

입력
2017.03.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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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세론에 기대

현상유지적 발상만 할 뿐

차기 정부 운영할 비전 없다

뉴 민주당은 낡은 프레임 벗어나

국민통합 정당의 미래 만들자는 것

새 진보 ‘책임지는 맏이’돼야

6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국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6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국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야권 진영에서 반발을 샀던 대연정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원하는 적폐청산과 국가 대개혁을 이룰 유일한 길”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에 대해선 확고한 개혁 동참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안 지사는 7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최근 지지율 하락에도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방향을 진지하게 얘기하는 후보자는 저밖에 없어 보인다”며 “도전을 기적으로 만들어 새 역사를 쓰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역대 대통령이 실패를 반복해온 ‘개인기 집권’의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다”며 “대세론에 기대 현상유지적 발상을 할 뿐, 차기 정부를 새롭게 운영할 비전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_최근 두 달 사이 지지율이 대폭 상승했다가 급전직하했다. 이미지 정치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조적으로 보자. 문재인 전 대표가 전통적 지지기반을 다 갖고 있는데, 제가 어디 가서 표를 얻겠나. 뉴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 정부에 기대를 갖고 있는 보편적 국민들의 지지를 확산시킬 때에만 저의 지지율이 올라간다. 반대로 기존 정당 간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면 지지기반을 갖는 게 어려워진다. 이는 새로운 정치를 향한 모든 도전자들이 부딪히는 대목이다. 대중들의 분노와 미움, 갈등이 심각해지면 (지지자들도) 다시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려 하기에 새로운 길은 늘 힘들 수밖에 없다.”

_뉴민주당과 새로운 진보는 무엇을 말하는가.

“유권자들은 기존의 여야 진영 그 이상의 미래를 원하고 있다. 단순히 과거 새누리당으로부터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아니다. 뉴민주당은 낡은 이념의 프레임과 호남이라는 지역적 구도에 갇혀 있었던 민주당이 아니라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꿈꾼 전국정당, 국민통합 정당의 미래를 만들자는 거다. 기존 민주당은 단순하게 문제제기만 하는 ‘바른말 하는 동생’ 정도였다.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진보는 국가를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맏이’가 돼야 한다.”

_대연정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2월 국회에서 압도적인 국민의 성원으로 야4당이 연합한 특검법 연장 법안을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통과시키지 못했다. 의회에서 개혁 요구에 동의하는 가장 압도적인 다수파를 형성해 입법 과제를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이 대연정이다. 적어도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켜낼 5분의 3(180석) 이상의 세력을 최대한 모아보자는 거다. 자유한국당과 연합정부 꾸리는 게 제 소원이고 목표가 아니다. 연정 파트너로 자유한국당에도 문은 열어놨다. 그러나 그들이 개혁과제에 동의하지 않거나, 연합정부를 꾸리는 데 전략적으로 절대적 변수가 안 되면 협상할 일이 뭐가 있겠나. (대연정은) 의회와의 협치를 위한 전략이다. 민주당 당원들에게 절대 배척 받을 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_그래도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서 자유롭지 못하지 않은가.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 실체들은 특검과 이후 수사에서 단죄돼야 하지 않겠나. 그러면 이제 의회가 남는데, 의회에 대해선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치적 책임을 묻는 행위는 선거를 통해 할 수밖에 없다. 다음 선거 때 자연스레 심판 받지 않겠냐. 예를 들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진상규명, 친일 과거사 조사위 재구성, 재벌해체 관련 상법 개정 등 아이템들 펼쳐놓고 시험해보자는 거다. 그들이 어디까지 받을 수 있는지.”

_문재인 전 대표는 대연정에는 반대했다. 안 지사 기준에선 구민주당 세력 아닌가.

“서로 견해가 다른 거다. 문 전 대표는 현재의 헌법과 새 대한민국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현재 (본인이) 대세이고, 많은 지지자들을 갖고 있다 보니 현상유지적 발상을 하는 것 같다.”

_문 전 대표가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역대 헌정사처럼 개인기로 집권하려는 게 문제다. 대한민국 대통령제의 실패는 5년짜리 단임 권력을 향해서 세력이 뭉쳤다가 집권 말기에 인기 떨어지면 그 세력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도 똑 같은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다. 역대 대선 치르던 그 관행대로, 캠프 세우고 사람 긁어 모으고 있다. 지난 토론회에서 제가 정당중심으로 치르자고 말하니까, 문 전 대표가 아직 정당에 그만한 능력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당 대표를 하신 분이 당이 공약 하나 만들 능력이 안 돼서 싱크탱크를 따로 꾸렸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의회정치ㆍ민주주의 위해

상대방 말 선의로 들어야 한다는

소신에는 아직도 변함 없어

김대중ㆍ노무현 前대통령처럼

진보ㆍ보수 양쪽 의심 풀어

도전을 기적으로 새역사 쓰겠다

_문 전 대표의 리더십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정당인으로서 그간 실패한 대통령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 대안이 없고, 헌법에 기초해 차기 정부를 새롭게 운영할 비전이 없다. 문 전 대표는 세를 가지고 이 흐름이 대세라는 데만 떠 있는 거다. 정당이 집권하게 해야 한다.”

-일부의 대선 전 개헌 주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개헌 논의를 하면 또 공회전하는 정부를 꾸리게 된다. 지금은 촛불 민심 반영해서 국가 개혁 과제를 이룰 수 있는 좋은 리더십을 알차게 뽑는 데 집중해야 한다.”

_문 전 대표는 섀도우 캐비닛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섀도 캐비닛을 짜놓고 어떤 당이랑 연정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문 전 대표가 (그만큼) 다음 정부를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플랜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야권연합정부 꾸린다고 해놓고, ‘그냥 과반 점할 테니 무조건 내각 섞자’ 이 정도 수준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차기 대통령이 어떻게 국가를 이끌 것인지 모델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많은 인적 자원의 싱크탱크를 갖고 있으니까 당신께서 가장 준비가 잘 돼 있다 하고, 연정을 또 말씀하시니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가 됐다.”

_선한 의지 발언 파문 당시 왜 버티다가 뒤늦게 사과했나.

“제 소신이 잘못 됐다고 인식 되는 게 싫었다. 그래서 이틀 동안 그냥 두들겨 맞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선의를 갖고 있으니까 용서해주자는 맥락의 주장을 한 것처럼 흘러가니까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 거다. 또 극단적 사례를 든 데 대해 너무 많은 분들이 마음 아파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제 실수니까 잘못했다고 말씀 드렸다. 그러나 의회정치와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말을)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 없다. “

_실수 치고는 (지지율 하락이란) 너무 큰 대가를 치른 거 아닌가.

“보험상품을 팔 때도, 약관에 대해 거의 설명하지 않거나, 다른 내용 써 있는데도 맨 앞에 얼마 보장해준다만 내세워서 팔면 안 된다. 당장 공정거래위원회에 걸린다. 대선후보자도 마찬가지다. ‘얼마 어디다 쓸게요’ 이걸 약속하는 게 아니라 어떤 지도자가 될지, 왜 그런 소신을 가졌는지 솔직히 얘기해줘야 한다. 저는 대통령 선서에서 말하는 ‘헌법 준수, 국가 보위, 평화 통일, 국민 자유 복리 및 민족문화 창달’ 이 4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_그러나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공약한 기본소득 43조를 어디에 쓸지가 쟁점이 돼서 안 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한 청와대를 광화문으로 옮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재정계획을 어떻게 짤지, 자치분권과 정당집권을 위해 다음정부가 어떻게 움직일지 방향에 대해서는 제가 제일 구체적이다. 나머지 디테일한 숫자는 나중에 국가재정위원회 등을 만들어서 조정을 하면 될 일이다. 선거 때 계층 지역 부분 상대로 어떻게 재정 쓰겠다고 약속하는 건 오히려 국민 신뢰 얻기 어렵다.”

_소신도 좋지만 당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하지 않나.

“이 정도 도전은 해야 기적이 되고, 새 역사가 되지 않겠나. 자연사로 치면 돌연변이가 진화하는 것과 같다. 기적 만들면서 대한민국 역사가 진보했다. 김대중의 도전이 그랬고 노무현의 도전이 그랬다. 아직은 양쪽 모두로부터 의심 받고 있지만, 양쪽 모두로부터 의심을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

_탄핵심판 이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는데 국론분열 막을 대안은 무엇인가.

“모든 문제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양쪽 모두에 동의 받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신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우리는 헌법의 지혜와 헌법의 정신에 승복해야 한다. 이것 외에 다른 방법 없다. 서울시청 앞에서 생각하는 공화국, 촛불광장에서 생각하는 대한민국이 따로 있으면 안 된다. 좋은 정치적 리더십, 헌법의 지혜로 단결하자고 제안한다.”

인터뷰=김정곤 정치부장 jkkim@hankookilbo.com

정리=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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