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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彿 마크롱 ‘헝 의회’ 직면할 것”… 쏟아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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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彿 마크롱 ‘헝 의회’ 직면할 것”… 쏟아지는 우려

입력
2017.05.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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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압승 불구 국정 난제 첩첩

6월 총선 표심 갈라질 가능성 커

여론조사 최대 286석 예측 불구

의회 다수당 차지 쉽지 않을 듯

당명 바꾸고 지지층 넓히기 총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8일 파리에서 열린 72주년 유럽 전승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눈을 감고 묵념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8일 파리에서 열린 72주년 유럽 전승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눈을 감고 묵념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을 상대로 압승을 거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처지에 놓였다. 현재 ‘0석’인 자신의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를 내달 총선(11, 18일)에서 다수당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하면 변화를 위한 기대는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인 오피니언웨이가 지난달 23일부터 2일까지 실시해 8일(현지시간)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앙마르슈는 총선에서 하원 577석 가운데 249~28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뒤이어 공화당과 민주독립당(UDI)이 200~210석, 사회당이 28~43석, 국민전선이 15~2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론조사만 본다면 마크롱의 총선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단지 르펜을 저지하기 위해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을 선택했던 유권자들이 상당수여서 마크롱 승리를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지못해 마크롱을 뽑은 사람들의 표가 총선에서 앙마르슈의 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7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에게 투표했다는 샴페인 제조 공장 운영주 장 크리스토프 델라벤느는 “르펜이 수출 환경을 망칠 수 있어 마크롱을 찍었는데 총선에서는 공화당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고, 위그 보포르는 “마크롱을 찍었지만 그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총선에서 좌파를 위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앙마르슈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더라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국정 운영이 불안할 것이란 분석도 많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인 셈이다. 프랑스 정치학자 토마스 게놀레는 “헝 의회(HUNGㆍ제1당 의석수가 과반이 되지 않는 의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마크롱이 ‘하우스 오브 카드(카드로 쌓은 집ㆍ위태로운 상황을 빗댄 말)’에 한 층을 더 올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분열된 사회도 마크롱에게는 악재다. 영국 BBC는 “의석을 하나라도 더 차지하는 것 외에도 분열을 봉합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며 정부 운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FT도 “기권율이 25%에 달할 정도로 유권자의 관심도가 떨어진 대선이었다”며 승복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많아 정부 운영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는 “마크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해 이들이 총선에서 마크롱을 다시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의 성공 여부가 의회 과반 확보에 상당 부분 달려있는 탓에 앙마르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지층을 넓히려 당명을 바꾸고 새로운 인물들을 대거 수혈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앙마르슈의 리샤르 페랑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명을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정치 지형 재편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며 “총선 후보자의 절반은 선출직 경험이 없는 인물로 또 절반은 여성으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당을 어필했다.

한편 마크롱은 당선 전 “프랑스 국민은 제4공화국의 대통령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수당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정당이 난립해 정국이 혼란했던 4공화국과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프랑스 국민들이 앙마르슈를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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