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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인수전 개막, KB금융도 중국 자본도 '눈독'

입력
2015.08.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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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새 주인 찾기 착수

대우증권·KDB자산운용 패키지와 분리매각 동시 추진

내년 상반기 중 새 주인 최종 결정

국내 증권업계 2위인 대우증권이 15년 만의 새 주인 찾기에 본격 착수했다. 최소 2조원 이상의 매각가를 감안하면, 누가 인수하든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 내년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판도까지 바꿀 초대형 인수·합병(M&A) 건으로 주목되고 있다. 벌써부터 KB금융그룹과 중국 증권업계 1위 기업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인수전 열기도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KDB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대우증권을 비롯한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등 3개 금융 자회사 매각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분리매각 여부에 대해 산은은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은 시장수요를 감안해 패키지 또는 개별 매각을 병행해 추진하고, KDB캐피탈은 별도로 분리해 매각하기로 했다. 3개 회사를 모두 묶어 팔 경우 덩치가 너무 커져 매각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주가 추이/2015-08-24(한국일보)
대우증권 주가 추이/2015-08-24(한국일보)

대우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4조1,979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4,213억원)에 이은 2위 증권사. 산은이 보유한 지분(43%)의 장부가(1조7,758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매각가가 최소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여기에 장부가 5,973억원에 달하는 KDB캐피탈을 묶어 팔면 부담이 커져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장부가 634억원인 KDB자산운용은 원래 대우증권의 자회사였던 만큼 패키지 판매가 가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매각 일정상 새 주인은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결정 날 전망이다. 산은은 입찰을 통해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이후 실사와 시장 조사 등을 거쳐 매각 전략을 짠 뒤 10월 초 주식매각 공고를 내고, 이후 ▦인수 의향서 접수 ▦예비입찰과 예비실사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진행해 늦어도 내년 초쯤 매매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대우증권 인수 후보로는 KB금융지주와 중국의 금융그룹인 시틱(CITIC), 한국금융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KB금융이 꼽힌다. KB금융은 최근 KB손해보험(전 LIG손보)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 매각 추진 사실을 밝히면서 대우증권 매입 의사를 공론화한 바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비은행 분야의 강화가 KB의 기본적인 전략 방향인 만큼 대우증권이 이 같은 방향에 부합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우증권 몸값이 지난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가의 2배 가까이 치솟은 점은 KB금융의 베팅을 주저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미래에셋금융그룹 등도 인수 후보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룹 내 증권사를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대우증권을 품에 안을 경우 초대형 증권사로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검토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등 해외자본의 참여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자본인 시틱(CITIC)그룹이 일찌감치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과거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안방(安邦)보험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틱그룹은 중국 1위 증권사인 중신증권을 보유한 금융그룹이다.

최대한 매각가를 올려야 하는 산은과 금융당국 또한 외국계 자본의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 부행장은 “외국계 자본의 참여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흥행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인수전이 가열될 경우 매각가가 최대 2조5,000억∼3조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내재가치에 비해 몸값이 너무 높아졌다는 평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의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 새 1조4,000억원 가량 급감함에 따라 산은 측의 매각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대현 부행장은 “원칙적으로 전량 매각이 목표지만, 예상과 달리 흥행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차선책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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