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한국인의 주식이기 때문에 한국어에 밥과 관련된 어휘들이 많이 있다. 새벽밥부터 아침밥, 점심밥, 저녁밥까지 밥 시간대 별로 밥들이 있고 밥을 만드는 재료에 따라 쌀밥, 오곡밥, 잡곡밥, 팥밥, 나물밥, 메밀밥, 콩나물밥, 콩밥, 계란밥, 약밥, 쑥밥, 굴밥, 쌈밥, 김밥 등이 있으며 밥을 만들거나 담는 형식에 따라 비빔밥, 고봉밥, 사발밥, 한솥밥, 덮밥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밥들을 발음할 때 [밥]으로 발음할지, [빱]으로 발음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먼저 받침 ‘ㄱ, ㅂ, ㅌ, ㅍ’ 뒤에 연결되는 ‘ㄷ’은 자연스럽게 된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새벽밥, 저녁밥, 오곡밥, 잡곡밥, 팥밥, 약밥, 쑥밥, 한솥밥, 덮밥 등은 [빱]으로 발음하면 된다.
문제는 받침 ‘ㄴ, ㄹ, ㅁ, ㅇ’ 뒤에 오는 밥을 어떻게 발음할 것이냐 하는 것인데, 표기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 합성어의 경우에는 뒤 단어의 첫소리 ‘ㅂ’을 된소리로 발음한다는 규정에 따라 아침밥, 점심밥, 비빔밥, 고봉밥, 사발밥 등은 [빱]으로 경음화시켜 발음해야 한다.
그러나 쌀밥, 나물밥, 메밀밥, 콩나물밥, 콩밥, 계란밥, 굴밥, 쌈밥, 김밥 등은 관형격 합성어가 아니라 밥을 만드는 재료와 관련된 합성어이기 때문에 표기대로 [밥]으로 발음한다.
따라서 ‘김밥’은 [김:밥]으로 발음해야 하지만 대다수의 언중들이 [김:빱]으로 발음하면서 괴리가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국립국어원은 2016년 3분기 국어심의회의 결정으로 [김:밥/김:빱] 복수 발음을 허용하게 돼 이제는 어느 것으로 발음해도 무방하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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