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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아파트" 택배기사 위해 ‘무료 카페’ 준비한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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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아파트" 택배기사 위해 ‘무료 카페’ 준비한 주민

입력
2018.04.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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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D아파트 주민이 택배 기사를 위한 무료 카페를 운영해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D아파트 주민이 택배 기사를 위한 무료 카페를 운영해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에코시티데시앙아파트 주민이 택배 기사를 위한 무료 카페를 운영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고 있다.

에코시티데시앙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주민 정수현(36)씨 부부는 지난 3월 초부터 자발적으로 '한 평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는 커피 2종류, 녹차, 홍차, 율무차와 종이컵, 온수, 물티슈까지 마련돼 있다. 이 아파트를 드나드는 택배 기사, 청소 용역 직원, 경비원 등을 위해서다. 원하는 사람이 알아서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셀프 카페' 형태다.

정씨는 "최근 이사를 왔는데, 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며 "주민분들이 함께 도와주셔서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는 정씨 바람처럼 주민들과 택배 기사 등은 공존하고 있었다. 정씨는 "처음 설치할 때 테이블과 커피, 컵, 보온병을 제 용돈으로 산 건 맞지만, 이후 주민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있다"며 "저희 부부는 보온병을 닦아 온수만 채우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씨 말에 따르면 이 아파트 주민들은 '한 평 카페'에 각종 음료와 사탕, 고구마 등 간식까지 함께 채워가고 있다.

전주 에코시티데시앙아파트 '한 평 카페' 소식을 온라인에서 접한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게 사람 사는 사회다", "진정한 품격이 느껴지는 아파트"라고 칭찬하고 있다.

정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지난 1월부터 입주하기 시작한 '새 아파트'다. 소방차나 구급차, 경찰차 등 긴급 차량을 제외한 차량은 단지 내에 진입하려면 지하 공간만 이용할 수 있다. 택배 차량은 어떨까.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택배 차량은 당연히 단지 내 지상으로 진입하실 수 있다. 무인택배함이 지상에 있고, 택배 물량도 기사님이 수레로 들고 다니실 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는 최근 입주민과 택배 업체 간 잡음을 일으킨 한 아파트와 비교하기도 했다.

지난 2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최고의 품격과 가치를 위해 지상에 차량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아파트 단지 지상 안으로 택배 차량 출입을 막았다. 그 결과, 택배 기사들은 물건을 차량 진입이 가능한 장소에 일괄적으로 내려둔 뒤 주민들에게 '찾아가라'고 연락했다. 길 위에 택배 상자들이 쌓여있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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