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재용 기자

등록 : 2018.02.12 04:40

[강소기업이 미래다] “무료 앱 깔고 알바생 출퇴근, 급여 산정 한번에 끝내세요”

등록 : 2018.02.12 04:40

김진용 푸른밤 대표 인터뷰

삼성전자 연구원 경험 살려

‘알밤’ 프로그램, 앱 개발

4대보험, 세금도 자동 계산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설치 후

직원들 스마트폰에 앱 깔면 끝

국내외 2만개 사업장서 사용

내달 영어 일어 스페인어 버전 출시

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 나서

김진용 푸른밤 대표가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직원 출퇴근 기록과 자동 급여정산이 가능한 `알밤`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벤처기업 ‘푸른밤’은 최근 외식업체 사장님들 사이에서 유명세가 치솟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출퇴근 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급여도 산출해 주는 ‘알밤’이라는 프로그램과 애플리케이션(앱)을 외식업계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김진용(37) 푸른밤 대표도 외식업체 사장 출신이다. 김 대표는 “주점을 운영할 때 보니 아르바이트생들 출퇴근 관리와 급여 정산이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며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쓰다가, 이를 사업화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신사업 개발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직장인이었다. 원래 한국항공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하고 관련 분야로 진출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대기업 입사로 진로를 바꿨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버텨야 하는 직장생활에 금방 흥미를 잃었다.

김 대표는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술집을 차렸는데, 귀찮은 직원 출퇴근 시간 관리와 급여 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원 시절 경험을 살려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했지만 창업 과정이 말처럼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벤처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이 서비스를 쓰겠다는 업체가 없어 회사 문을 닫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그는 “사업을 접기로 하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는데 한 식품 대기업에서 이 서비스를 쓰겠다고 연락이 와 기사회생했다”며 “회사 이름이 ‘푸른밤’인 것도 당시 제주도에서 회사를 다시 살려보자고 했던 다짐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밤이 개발한 알밤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출퇴근 기록, 근무 스케줄 관리, 급여 계산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단순한 시급 계산이 아닌, 직원의 4대 보험, 주휴수당 및 각종 세금계산까지 자동으로 계산할 수 있어 외식업계 사장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작동원리도 간단하다.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인 ‘비콘’을 사업장에 설치하고 직원들이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이 기기가 직원들 신호를 잡아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급여를 산출한다.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인 `비콘`. 매장에 설치하면 직원들 출퇴근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푸른밤 제공.

김 대표는 “사업장마다 다를 수 있는 인사제도와 급여 계산방식을 반영해 업체별로 1대 1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고 있다”며 “프로그램 사용 초기에 급여 계산 방식을 설정해두면 실시간으로 급여계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편리함이 알려지면서 알밤 서비스를 쓰는 고객사가 갈수록 늘고 있다. 개별 식당과 주점 등 소상공인뿐 아니라 대형 프랜차이즈, 패션 리테일 브랜드 등 국내외 2만개 사업장이 알밤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전국에 사업장이 산재해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동 출퇴근, 직원 급여정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무료 서비스를 받는 소상공인들이 프로그램을 써보고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쓰기 위해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올해 목표는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이다. 현재도 10여 개국 수십여 곳의 한인사업장에서 알밤 서비스를 쓰고 있지만 외국인이 운영하는 업체에도 이 서비스를 공급하는 게 김 대표 계획이다. 그는 “다음 달 중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버전의 알밤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며 “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기업들이 급여정산 서비스를 모두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어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1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급여 정산 전문 업체가 많은 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묻자 김 대표는 높은 기술력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 이용료를 무기로 내세웠다. 그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 급여 정산 서비스는 대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고가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며 “이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쓰고 싶어 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시장을 공략하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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