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가 막말·성추행 논란 조사하자 10월 말 사임 의사 밝혔다가 번복
최근 막말과 성추행 논란을 일으킨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이사가 당초 사임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번 논란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 만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행적과 관련한 탄원서를 낸 직원들에게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0월 14일 정 감독으로부터 서울시향 직원들의 탄원서를 받아 박 대표에 대한 조사와 법률검토를 지시했다. 서울시는 탄원을 제기한 서울시향 직원들을 면담하며 사태를 파악했고, 10월 28일 정효성 행정1부시장이 박 대표를 만나 탄원내용에 대해 설명하자 박 대표는 시의회 일정을 고려해 11월 중순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표는 당초 사임키로 했던 11월 중순보다 늦은 이달 1일 박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돌연 태도를 바꿨다. 시는 박대표가 이 자리에서 갑자기 물러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이날 “정 감독이 서울시향을 사조직처럼 운영해온 것을 잘 아는 저와 재계약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이번 논란은 (올해 계약 만료인) 정 감독을 꼭 잡고 싶어하는 박 시장과 정 감독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박 시장이 해명 절차나 사실 확인 없이 나가라고 요구해 시의회 회기를 마무리하고 나가겠다 했더니 (박 시장이) ‘왜 그리 억지를 부리시냐’고 말하고 (면담장소에서) 나갔다. 이후 자료(직원들의 호소문)가 언론에 조직적으로 퍼졌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직원들이 시향 공연보다 외부출연에 더 혈안이 돼있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욕설을 올렸으며, 직원들의 옷차림이 야해 단순 지적한 것뿐이라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자신에 대한 직원들의 주장은 음해”라며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직원들은 성명을 내고 “사전 승인 하에 이뤄지는 외부출연의 횟수는 연간 5회로 한정돼 있고, 시향 일정과 겹치면 그마저도 안 된다”며 박 대표의 주장이 억지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페이스북 친구를 신청해 자신들을 감시했으며, 옷차림이 야하다고 지적당한 직원은 당시 임신부였다”고 반박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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