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직후 대학별 수시 전형
"원점수 위주 분석 무의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미뤄지면서 큰 혼란을 겪은 올해 수험생들은 수능을 끝낸 뒤 누구보다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겠지만, 대학입시는 이제 겨우 5부 능선을 넘었다. 수능 연기에 따라 시험 이후 치러질 예정이던 대학별 수시모집 논술·면접·적성고사 등 각종 대입일정도 일주일씩 늦춰졌다.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 홈페이지 등에서 바뀐 일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대학별 수시모집 면접·논술·적성고사가 진행된다. 수험생들은 수능 가채점 결과만 가지고 대학별 수시 전형에 응시할지 고민해야 한다. 재수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합격 가능성만 따져 수시에서 하향지원한 수험생은 특히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수시 합격자는 12월 22일까지 발표되며 등록 기간은 12월 25∼28일이다.
수험생들은 수시 전형을 치르면서 탈락에 대비해 정시모집 원서접수 전략도 짜야 한다. 정시 원서접수 기간은 내년 1월6일부터 9일까지다. 자신의 흥미·적성을 살릴 수 있는 대학·전공 중 수능 성적이 '허락'하는 곳을 찾기 위해 다른 수험생들과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여야 한다.
대학 진학을 향한 험로의 출발점은 가채점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년간 대입 준비과정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자신의 수능 성적을 빠르고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면서 "입시업체들이 발표하는 배치표가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원점수 위주의 가채점 결과 분석은 의미 없다고 입을 모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능 직후 주말부터 수시 논술고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빠른 가채점으로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수능을 만족스럽게 치러 수시보다 정시가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원점수뿐 아니라 예상 표준점수·백분위까지 파악해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원점수를 요구하는 대학은 없다"면서 "원점수는 참고자료에 불과하므로 각종 자료로 본인의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을 예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채점 분석 시 목표대학을 분명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남윤곤 소장은 "어떤 과목 성적을 전형에 반영하고 가중치를 부여하는지는 대학마다 다르다"면서 "올해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등급별로 일정 점수를 부여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등급에 따라 가점·감점하는 곳, 최저학력 기준으로만 쓰는 곳 등 반영방식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김영일교육컨설팅 조미정 교육연구소장은 "수능 성적을 평소 모의고사 점수와 단순 비교해 대학별 수시 전형 응시 여부를 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무엇보다 대학별 환산점수를 계산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입은 한정된 자리를 놓고 다른 수험생과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입시 분위기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입시업체들은 수능 다음 날인 24일부터 입시설명회를 연다. 우연철 연구원은 "수능까지 쉼 없이 달려온 만큼 조금 쉬고 싶은 생각도 들겠지만, 입시일정을 고려하면 당분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