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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와 함께 스킨스쿠버 도전 “다음엔 바닷속 세상 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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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와 함께 스킨스쿠버 도전 “다음엔 바닷속 세상 보러 갑니다”

입력
2018.04.22 15: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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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구원 이종덕씨 등

재능기부로 ‘마린봉사팀’ 꾸려

매달 5m 잠수풀서 체험 지원

2017년 여름 경기 수원시 월드컵경기장 내 잠수풀장에서 삼성전자 봉사팀원들과 장애인들이 스쿠버 다이빙 체험을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17년 여름 경기 수원시 월드컵경기장 내 잠수풀장에서 삼성전자 봉사팀원들과 장애인들이 스쿠버 다이빙 체험을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바닷속을 꼭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지난해 4월부터 장애인들과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을 나누고 있는 이종덕 삼성전자 연구원은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이 물 속에 들어간다는 걸 위험하게 생각해 처음엔 다들 꺼렸지만 체험 과정에선 자신감과 용기를 얻어간다”며 “하루는 체험을 마친 한 분이 ‘바다에 꼭 가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그런 생각 자체가 대단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우수 볼런테인먼트 봉사팀 시상식에서 이 연구원이 이끄는 마린봉사팀이 우수팀으로 선정됐다. 볼런테인먼트는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임직원들이 각자 재능을 기부해 자발적으로 봉사팀을 꾸려 활동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3,504명의 직원들이 참여해 삼성전자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이종덕 연구원은 스킨스쿠버를 통해 얻은 가치를 장애인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린봉사팀을 꾸렸다. 몸이 불편해 사회 생활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장애인들이 물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느끼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음엔 이 연구원의 생각에 동참하는 동료직원도 적었다. 장애인들도 위험할 것이란 선입견 때문에 도전조차 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연구원은 “처음엔 봉사자 수가 5명이었지만 1년 만에 40명으로 늘어났다”며 “초기 체험 교육 때 참여한 장애우는 2명에 불과했지만 입소문이 퍼지며 이제 30명 가까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우들이 운동을 하고 싶을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일”이라며 “물 속은 무중력 상태라 호흡하는 법만 배우면 물속에서 넘어질 걱정 없이 자유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린봉사팀의 교육은 매달 1회씩 5m 이상 깊이의 잠수풀이 있는 수영장에서 체험 다이빙형식으로 진행된다. 체험을 신청하는 장애인 대부분은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 보행기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장애인 1명당 2~3명의 봉사자가 스쿠버 장비를 장애인 신체 조건에 맞게 조정하고 물속에서 손발이 돼 이동을 도와준다. 이 연구원은 “이제는 장애우의 눈만 바라봐도 어떤 상태인지 쉽게 읽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마린봉사팀은 바다로 떠나는 여행도 준비 중이다. 이 연구원은 “바다로 데려간다는 약속을 꼭 지키기 위해 해양 체험 다이빙과 스노클링 체험도 계획하고 있다”며 “사회에서 힘든 일을 겪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긍정 에너지를 주겠다는 봉사팀의 신념이 꼭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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