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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특파원

등록 : 2017.05.21 09:37
수정 : 2017.05.21 18:31

배보다 배꼽이 큰 미국 경찰ㆍ소방대원 초과근무수당

[특파원24시]

등록 : 2017.05.21 09:37
수정 : 2017.05.21 18:31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소방대. 최근 일부 소방대원이 기본 연봉의 2, 3배에 달하는 초과근무수당을 받아간 일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자료: 페어팩스 카운티

미국의 시ㆍ카운티 정부 공무원 가운데 급여수준이 가장 높은 직업은 뭘까. 흔히 시장이나 의회 의장을 떠올리겠지만 사실이 아니다.

정답은 일반 경찰관과 소방관이다. 이유는 휴일 및 시간외근무를 밥 먹듯 하는 바람에 기본급보다 초과근무수당이 훨씬 많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DC의 베드타운 성격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는 기본 연봉이 9만달러(약 1억원)인 한 소방관이 지난해 18만달러의 초과근무수당을 챙겨 총 27만달러를 받아 갔다. 또 시간외근무를 꼬박꼬박 입력한 덕분에 한 경찰관은 경찰서장보다도 많은 17만5,000달러를 챙겼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기본연봉 9만6,000달러인 윌리엄 해리스라는 경찰관이 초과근무수당(14만2,000달러) 덕분에 총 23만8,000달러를 받았다. 이는 볼티모어 시장, 주 의회 의장, 경찰국장 등 초과수당을 신청할 수 없는 고위직 인사의 연봉보다 높은 것이다. 볼티모어 지역언론(볼티모어브루)은 “지난해 볼티모어 시공무원 상위 10위 연봉자 가운데 8명이 경찰관”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볼티모어 시 공무원 상위 20위 연봉자 명단. 초과근무수당 때문에 일반 경찰관이 대거 상위에 오른 걸 확인할 수 있다. 볼티모어브루 캡처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당 정부와 경찰ㆍ소방관 노동조합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 당국은 경찰관과 소방관이 초과근무시간을 허위로 입력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한편, 초과근무수당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페어팩스의 패트 헤리티 집행위원은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관과 소방관의 노고는 이해하지만, 48시간 교대근무로 9만달러 연봉자가 27만달러를 받아 가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에서도 올해 3월 불법금품 수수혐의로 연방검찰에 체포된 7명의 경찰관이 “초과근무시간을 조작해 수당을 두 배나 더 타냈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반면 경찰ㆍ소방관 노조는 시당국 등이 적정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한다. 당국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경찰ㆍ소방관을 증원해 주지 않기 때문에 기존 인력이 치안ㆍ소방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면서 발생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리처드 보워 페어팩스 소방대장은 “현재 56명의 소방대원이 결원인 상태인데도 시 당국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충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부 대원들이 건강악화를 무릅쓰고 48시간 교대라는 악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시 당국이 과도한 초과근무수당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결원을 보충하는 것”이라며 “소방대원 그 누구도 과도한 초과근무를 원치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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