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간판스타인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위조해 거액을 받고 판매한 업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사서명위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서울 동대문구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현모(66)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현씨는 일본을 왕래하는 골동품상 이모씨로부터 2011년 5월쯤 “이우환 화백의 위작을 만들어 주면 수익금의 50%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착수했다. 현씨는 2012년 2월쯤 이씨로부터 구한 일본산 캔버스와 안료 등을 이용해 평소 알고 지내던 서양화가 이모씨에게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위작을 그리게 한 후 캔버스 뒷면에 ‘From point NO.790147 Leeufan’이라고 가짜 서명을 한 혐의다. 이런 식으로 제작된 위작 3점은 골동품상 이씨의 아들 등을 통해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A씨에게 총 13억2,5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현씨는 과거에도 위조서명을 한 혐의가 적발돼 두 차례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현씨와 화가 이씨로부터 2012년 2월부터 10월까지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등 위작 50여 점을 제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계속 수사 중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