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네팔인들을 위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쌈짓돈을 모았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89) 이옥선(88) 또 다른 이옥선(88) 할머니는 12일 오전 서울 구의동 영화사에서 국제개발협력 NGO 단체인 지구촌 공생회에 성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성금 500만원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10명이 모은 것으로 김군자 할머니와 이옥선 할머니가 각각 200만원을 냈고 다른 할머니들은 10만~30만원씩 보탰다.
성금 전달 아이디어는 지난주 일요일에 있었던 나눔의 집 정기회의 때 나왔다. 매달 한 번 열리는 이 회의에서 할머니들과 나눔의 집 직원들이 위안부 관련 소식 등에 대해 논의하던 중 네팔 지진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에 오른 것.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네팔 이야기가 나오자 이미 TV로 보도를 접한 할머니들이 구체적으로 피해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설명을 듣자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되겠냐’며 성금을 모으자고 먼저 제안하셨다”고 말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나라 전체가 무너지는 광경이 너무 안타까워 할머니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네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김군자 할머니는 아름다운재단 1호 기부자로서 2000년과 2006년 불우한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각각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냈다.
이번 성금은 할머니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월 100여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과 사회 각계로부터 후원 받은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들이 전달한 성금은 카트만두와 최대 피해지역인 신두팔촉 등에 대한 긴급구호물품 제공과 피해지역 복구에 쓰일 예정이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