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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테슬라 부사장 영입… 전기차 레이스 액셀 밟다

입력
2016.04.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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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3’ 사전 예약 돌풍 주역

크리스 포릿 엔지니어링 담당

양사 핵심인재 확보 경쟁 치열

미래 먹거리 놓고 격돌 예고편

지난달 31일 보급형 세단 '모델3'를 소개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호손(미 캘리포니아주)=AP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보급형 세단 '모델3'를 소개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호손(미 캘리포니아주)=AP 연합뉴스

애플이 최근 보급형 전기 자동차 ‘모델3’의 사전 예약 돌풍을 일으킨 테슬라모터스의 전직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계의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시장을 놓고 혁신의 상징인 테슬라와 애플이 업종 구분 없는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19일 전기차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크리스 포릿 테슬라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을 특별 프로젝트를 위해 영입했다고 전했다. 포릿은 할리우드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애마로 유명한 영국 스포츠카 업체 애스턴 마틴에서 일하다 2013년 테슬라로 자리를 옮긴 세계 정상의 엔지니어이다. 특히 포릿은 테슬라에서 ‘자동차 업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는 고급 전기 승용차 ‘모델S’와 지난해 출시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의 기본 골격(플랫폼) 설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린 ‘모델3’ 차체에도 그의 손길이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포릿은 애플의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스티브 자데스키의 후임으로 애플에서 전기차 개발팀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로고 밑에서 두 손을 모으고 있는 팀 쿡 애플 CEO. 한국일보 자료사진
애플 로고 밑에서 두 손을 모으고 있는 팀 쿡 애플 CEO. 한국일보 자료사진

애플은 아직 공개적으로 전기차 개발을 선언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미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암호명 아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보도다. 애플은 오는 2019년 완제품 출시를 목표로 잡고 이 프로젝트에 수백명의 임직원과 연구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년간 애플과 테슬라 사이에서 벌어진 상대방 핵심 인력 확보 경쟁도 애플이 전기차 사업을 준비하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자율주행 프로그램 분야 엔지니어 제이미 칼슨을 비롯해 테슬라의 인재들을 연이어 끌어들인 바 있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해고한 이들을 애플이 고용하고 있어 우리는 농담으로 애플을 ‘테슬라의 묘지’라 부른다”고 비꼬기도 했다.

테슬라 역시 애플 출신 인재들을 꾸준하게 영입하고 있다.

전자 및 자동차 업계에선 그 동안 독보적 혁신을 보여준 애플과 테슬라가 곧 전기차로 맞붙는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IT업계 한 전문가는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이 테슬라 출신들을 끌어들여 만든 전기차라면 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3만5,000달러(약 4,000만원) 안팎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3는 사전 예약 1주일만에 32만5,000대가 계약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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