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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 정운호 원정도박 수사 로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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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 정운호 원정도박 수사 로비했나

입력
2016.05.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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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검찰 소환…수사 3대 포인트

검ㆍ경과 부적절한 접촉 있었나

계좌 추적 통해 탈세 입증 주력

변호사법 위반도 조사

정운호(51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ㆍ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가 27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그는 2011년 6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날 때까지 특별수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칼잡이’로 통했다. 현직 특수부 검사들의 ‘창’과 전직 특수통 검사의 ‘방패’ 간 맞대결이 어떻게 이뤄질지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운호 로비’ 의혹 실체 규명이 1차 초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대목은 이번 사건의 출발점인 정 대표와 관련한 수사 로비 의혹이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2013년 이후 경찰과 검찰에서 받았던 세 차례 수사를 모두 변호했다. 정 대표는 1ㆍ2차 수사에선 무혐의 판단이 내려졌지만 결국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의해 구속기소 됐다.

의혹의 핵심은 먼저 수임료 액수다. 홍 변호사는 사건 초기 “1억 5,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대표가 항소심 재판을 담당했던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ㆍ구속) 변호사에게 총 50억원을 건넸다는 점에서 이를 순순히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정 대표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작년에 진행된 3차 수사와 관련해 3억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홍 변호사에게 전달된 총액은 최소 10억원 정도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더욱 큰 의문은 홍 변호사가 검ㆍ경 수사팀을 상대로 부적절한 접촉을 했는지 여부다. 그가 전관예우 관행을 활용, 정 대표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청탁한 사실이 조금이라도 드러날 경우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홍 변호사 조사 과정에서 수사 왜곡 등을 시도한 단서가 나오면 그 부분도 조사할 계획”이라며 경우에 따라선 현직 경찰이나 검사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몰래 변론’ 수임료, 부동산 투자로 세탁?

정 대표와 무관한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개업 이후 4년여간 맡았던 400여건의 사건들을 전수조사 했다. 그는 변호인 선임계를 내지 않고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일가,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등의 사건을 맡아 ‘몰래 변론’을 한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홍 변호사가 이들에게서 비공식 수임료로 거액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 개업 이후 벌어들인 소득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천안과 용인 등 오피스텔 67가구를 본인 및 가족 명의로 사들이는 등 부동산에만 1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부동산 투자자금의 출처가 미신고 수임료인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그에게 소득 은닉 및 세탁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브로커 동원에 사건 알선료도 받았나

나아가 홍 변호사가 개업 이후 형사사건을 싹쓸이한 과정도 초미의 관심사다. 변호사법은 ▦브로커를 통해 사건을 수임한 뒤 소개료를 지급하는 행위 ▦다른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해 주고 알선료를 받는 행위 등을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사실이 명백히 입증되면 홍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하다.

변호사법 위반 정황은 이미 어느 정도 드러났다. 홍 변호사의 고교 1년 후배인 브로커 이민희(56ㆍ구속)씨가 다른 의뢰인을 홍 변호사에게 소개시켜 주고, 그 대가로 의뢰인한테서 1,000만원을 수수한 것이다. 검찰은 이씨가 사실상 홍 변호사의 사무장 역할을 하면서 많은 사건을 연결해 줬다는 첩보도 입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솔로몬저축은행 사건을 후배 변호사에게 소개해 주고, 그 대가로 수임료 절반인 3억5,000만원을 넘겨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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